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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상 법원행정처장 "해부는 부적절, 환부만 수술해야" 의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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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사진은 안 처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사진은 안 처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27일 “명의는 환부를 정확하게 지적해서 단기간 내에 수술을 해 환자를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무리 병소를 많이 찾는다고 하더라도 해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이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화염병 테러가) 사법 불신에 근거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 점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수술과 해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그동안 전직 대법관 4명은 물론 현직 판사 50명 이상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저인망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종종 특수 수사 방식에 대해 신속한 ‘외과수술식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곤 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의 경우 “환부만 정확하게 도려내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해 사람과 기업을 살리는 수사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안 처장의 발언이 다음달 초로 예정된 법관징계위원회를 빗댄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법관징계위원회는 ‘재판거래 의혹’ 등에 연루된 판사 13명에 대해 이전에 개시했던 징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안 처장은 “어제 사태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사법부는 이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심판에 대한 존중이 무너지면 게임은 종결될 수 없고 우리 사회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김 대법원장도 출근길에 같은 질문(테러사태에 대한 입장)을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도 적절하지 않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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