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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에너지 사용 G20의 2.4배…온난화로 3~4도 상승”

중앙일보

입력

충남 보령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날이 어두워지자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나오고 있다. 김성태 기자.

충남 보령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날이 어두워지자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나오고 있다. 김성태 기자.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주요 20개국(G20)의 두 배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대로 가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3~4°C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기후 관련 기관들의 협력체인 기후 투명성(Climate Transparency)는 G20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평가한 ‘G20 브라운 투 그린 보고서(G20 Brown to Green Report 2018)’를 최근 공개했다.

기후 투명성은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보고서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전력과 산림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했다. 그만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3.8tCO2e(이산화탄소환산톤)로 G20 평균의 1.7배에 이른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에서 2015년 사이에 137%가량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에너지 분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2012년에서 지난해 사이에 6%가량 증가했다. 최근에는 발전과 난방, 제조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에너지 사용량 역시 G20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이용량은 1990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한국인은 현재 G20 평균의 2.4배에 이르는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나라 중 하나이며, 배출량을 감소시켜 NDC(온실가스감축목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엄격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1세기 말 지구 기온 3~4도 오를 것”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국내 공적 금융 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깜짝 레이저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합뉴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국내 공적 금융 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깜짝 레이저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전 세계가 현재 한국 수준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경우 금세기 말에 지구 평균 기온이 3~4°C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총회에서 제시한 ‘지구 기온 상승 1.5°C 이내 억제’라는 목표를 두 배 이상 초과한 수준이다. IPCC는 지구 온도가 2℃ 상승하면 산호초의 99% 이상이 사라지는 등 지구 생태계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G20 국가들이 여전히 에너지 공급의 82%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G20 국가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7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 저자인 얀 버크(Jan Burck) 기후 투명성 선임고문은 “기온 상승 폭을 1.5°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G20 국가들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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