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농약 안 뿌린 곳만 찾는 멋쟁이새…올 겨울 찾아온 철새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멋쟁이새. 오갈피나무 열매를 먹고 있다.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멋쟁이새. 오갈피나무 열매를 먹고 있다.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겨울이면 시베리아와 같은 북쪽지방에서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었던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도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수컷멋쟁이새가 올 2월 광릉수목원에서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다. [사진 포토그래퍼 저비스]

수컷멋쟁이새가 올 2월 광릉수목원에서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다. [사진 포토그래퍼 저비스]

이날 멋쟁이새(학명 Pyrrhula pyrrhula)가 오갈피나무 열매를 먹기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야생초 화원에 찾아왔다. 수목원의 야생초화원은 백두대간 지역에서 자생하는 배초향, 산부추 등 희귀·특산식물이 모여 자라는 공간이다. 멋쟁이새는 주로 과일과 새싹을 쪼아먹는다. 가을에 꽃이 진 뒤 날씨가 쌀쌀해질 때쯤 열리는 검은 색의 오갈피나무 열매는 멋쟁이새가 좋아하는 열매다.

올 2월 광릉수목원을 찾은 멋쟁이새 암컷. [사진 포토그래퍼 저비스]

올 2월 광릉수목원을 찾은 멋쟁이새 암컷. [사진 포토그래퍼 저비스]

멋쟁이새는 몸길이 15~16㎝로 깃털 색의 조화가 멋지다. 수컷 멋쟁이새는 뺨, 귀부터 배 쪽까지 붉은색이다. 머리는 검은색, 등 쪽은 회색 등 삼색 깃털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암컷은 검은색과 갈색을 띤다. 2015년 세계 애완조류 도감에 따르면 중국 동북·한국·일본에서 월동하는 멋쟁이새는 농약 살포 지역에 모이지 않는 특성이 있어 주로 산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홍여새. 붉은 색의 머리장식이 돋보인다.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홍여새. 붉은 색의 머리장식이 돋보인다.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같은 날 백두대간수목원의 진입광장에는 포플러 나무에서 쉬고 있는 홍여새와 황여새 발견됐다. 홍여새와 황여새는 한국에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 철새로 주로 나무에서 생활해 나무꼭대기에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황여새와 홍여새.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지난 22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황여새와 홍여새.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두 종의 새 모두 화려한 꽁지와 머리 장식이 있어 인기게임 앵그리버드의 홍관조를 연상케 한다. 머리끝과 꼬리 부분이 붉으면 홍여새, 노란색이면 황여새다. 홍여새는 몸길이 17.5㎝, 황여새는 19.5㎝로 황여새가 약간 크다.

산수유 열매를 따먹는 황여새. 머리와 꼬리 부분이 노란색을 띠면 황여새다. [중앙포토]

산수유 열매를 따먹는 황여새. 머리와 꼬리 부분이 노란색을 띠면 황여새다. [중앙포토]

황여새와 홍여새는 동북아시아의 시베리아 남동부와 중국 북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일본 등에서 겨울을 난다. 국내에서는 향나무·측백나무·감나무 등 나무 위에 열린 열매를 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겨울에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40∼50마리가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대부분 두 종이 섞여서 무리를 짓는다.

봉화=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