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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투쟁 말고 타협 … 민노총 경사노위 참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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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문재인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출범식에서 “경제를 살리고,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포용국가로 가기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모두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 양보와 고통 분담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첫 경사노위서 당부 #탄력근로 개선 위원회 설치키로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에 반발하는 민주노총이 참여를 유보하면서 일단 17명 체제로 이날 출범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제도의 틀 안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민주노총의 빈 자리가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사노위가 사회적 총의를 담아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빠른 시일 내에 참여해 주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를 의제로 논의한다면 장시간 노동 등 부작용을 없애고 임금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노동계도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의 참여를 거듭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를 논의하면 대통령도 (관련 법 개정을 논의 중인)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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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는 이날 1차 회의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 등을 논의할 노동시간 제도개선위원회를 산하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사노위 내부에서도 민주노총의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문성현 “일자리 현황 엄중하고 과제 막중” 눈물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경사노위 관련 법이 개정되고 반년이나 지나 이제야 출범하는 것은 그래도 민주노총과 함께하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이해와 애정 때문이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배석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끝내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서둘러 출발하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경제 일자리 현황이 엄중하고 과제 또한 막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총) 사무총장과 민주노총 금속연맹위원장,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냈다.

경사노위 공익위원인 김진 민변 노동사회 위원장도 “문 대통령, 문성현 위원장,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같은 분들이 있을 때 (사회적) 타협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 타협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당 노동행위 판결을 전수 분석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쟁의 행위와 관련한 손해배상 사건을 분석해 보니 차령산맥 이북은 모두 김선수(현 대법관) 변호사가 담당했고 차령산맥 이남은 모두 당시 문재인 변호사가 담당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분이 대통령이시고, 또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치신 문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다. 또 그 어느 분보다도 개방적인 자세를 지닌 민주노총의 김명환 위원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 위원의 발언을 들은 문 대통령은 “아까 차령산맥 이야기가 나오던데, 그 이야기를 널리 널리 알려 달라”고 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은 전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먼저 제안해 비난도 받고 어용이란 말도 들었다”며 “그런데 어용은 어려울 때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대화가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해결해 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발언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회의 뒤 브리핑에서 “자동차·조선·철강 등 구조조정을 앞둔 주요 제조업 노조들이 민주노총에 속해 있어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은 꼭 참여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이날 민주노총이 빠른 시일 내에 참여할 것을 희망하는 권고문을 채택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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