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에게 다도 가르친 초의선사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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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은 삼향면 왕산리 초의(草衣)선사 탄생지에 22억원을 들여 초의선원을 건립, 4일 개관식을 했다.

초의선사(1786~1866년)는 조선 후기에 불교계에 선풍(禪風)을 일으키고, 명맥만 겨우 유지하던 우리 차와 다도를 중흥시켜 다성(茶聖)으로 추앙받고 있는 스님이다.

목조.기와로 지은 초의선원은 규모와 장식 등에 선사의 생애와 사상을 반영했다. 면적은 81세를 산 선사의 나이와 같은 81평으로 설계해 건축했다. 바깥쪽 기둥 높이 15자와 내부 기둥 높이 19자는 각각 출가와 득도 때 나이와 같다.

문짝 수는 열반 때 법랍(출가한 날부터 치는 나이)과 같은 65개다.

이 중 33개에는 해남 대둔사 일지암에서 선과 차에 몰두하고, 다산 정약용에게 차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추사 김정희와 교유하는 내용도 있다. 건물은 밖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내부는 복층 구조로 1층은 인간계를, 33개 구름문양 계단을 통해 오르는 2층은 천상계를 상징한다.

나무가 썩거나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마감 처리도 차 씨앗을 짜 만든 녹차 기름을 활용했다.

사단법인 초의학술문화원 이사장인 용운 스님은 "장차 국보나 보물이 될 수 있도록 많을 공을 들였다"며 "선원에서 매주 다도와 초의선사 참선 수행법 등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안=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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