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펀드 '가치의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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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근 급락장에서 가치주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가치주 펀드란 장기적으로 상승 잠재력이 큰 종목에 오래 투자하는 펀드다. PER(주가수익비율).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낮은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다 보니 하락장에서 수익을 덜 까먹는 특징이 있다. 반면 현재 수익성이 좋은 종목에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들은 일반적으로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둔다.

펀드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평소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은 가치주 펀드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90%가 코스피 지수보다 선방=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4월 28일부터 5월 말까지 30개 가치주 펀드 가운데 21개가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8.03%)을 웃돌았다.

또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9.2%나 떨어졌지만, 가치주 펀드는 3개 펀드를 제외하곤 모두 코스피 지수보다 낙폭이 작았다. 분석 대상은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으로 주식 편입 비중이 70%가 넘는 펀드들이다.

특히 '10년을 내다본 가치 투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한국밸류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과 중소형 가치주에 집중투자하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주식'은 이 기간 하락률이 1%도 되지 않았다. SH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 신한BNP운용의 '프레스티지가치주적립식주식 1' 등도 -5~-6%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밸류운용의 배준범 운용기획팀장은 "가치주 펀드는 주가가 많이 올라 새로 투자하기 부담스럽거나 투자시기를 잡지 못해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장세와 상관없이 가입해도 괜찮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가치주 펀드 어떻게 투자할까=단기 수익률은 저조할 수 있지만 최소 3년 이상 돈을 묻어두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가치주 펀드의 장점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하려는 투자자보다는 노후를 준비하려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또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에는 만족할 수 없고 일반 주식형 펀드는 위험이 크다고 느끼는 투자자들도 가입할만 하다. 그러나 '무늬만 가치주' 펀드인 상품도 적지 않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제로인 등 펀드평가사 홈페이지에선 특정 펀드가 어떤 스타일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대부분의 펀드가 가치주와 성장주에 동시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 스타일을 명확히 구분하기 쉽지 않다"며 "운용사나 펀드평가사를 통해 편입 종목과 운용스타일.운용철학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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