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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만의 자유…수능출제자, 작년보다 더 길게 '감금'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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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당시 1교시 국어영역 문제지(왼쪽)과 지난2011년 11월 수능이 끝난 시각 합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능출제위원들 [뉴스1, 연합뉴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당시 1교시 국어영역 문제지(왼쪽)과 지난2011년 11월 수능이 끝난 시각 합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능출제위원들 [뉴스1, 연합뉴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여러 신기록을 세우며 15일 마무리됐다. 지난해 경북 포항 지진을 경험한 탓에 올해는 만반의 준비 속에 시험이 치러지며 몇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사상 최초로 수능 전 과목 시험 문제를 '두 세트' 준비했다. 시험 도중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재난 사태 등에 대비해 예비 문제를 만든 것이다. 다행히 올해는 무탈하게 수능이 마무리돼 나머지 한 세트를 사용할 일은 없었다.

예비 문제는 2020 수능 모의고사용으로 쓰일 전망이다. 현재 예비 문제는 출력하지 않고 데이터베이스에 보관 중이다. 다만 출제 위원으로 참여했던 교수·교사 등이 학교 등 일터로 돌아갔기 때문에 정보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이강래 수능 출제위원장은 "평가원에서 철저한 방식으로 관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출제해야 할 시험 문제는 2배로 늘어났지만,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수는 각각 300여명, 200여명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지난해보다 12일 더 '감금'상태에 놓였다. 원래 수능 문제 출제자와 검토위원 등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지방의 모처에서 한 달 이상 합숙하며 문제를 만든다. 하지만 올해는 예비 문제까지 내야 해서 지난해보다 12일 긴 46일간 합숙했다.

여기에 보안요원, 음식·세탁 등을 담당하는 지원인력, 의료진, 출제가 끝난 뒤부터 합숙에 들어가는 문답지 인쇄 담당자 등까지 합하면 700명 규모가 지난해보다 12일 더 길게 갇혀 있었다. 이들은 모든 학생의 시험이 끝난 이날 오후 9시 40분이 되어서야 자유의 몸이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출제 기간이 길어지면서 예산도 지난해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 예산 156억원에서 89억원이 늘어난 245억이 사용됐다. 1993년 수능이 처음으로 시작된 이후 25년 만에 최대 금액이다.

한편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영역에서 오·탈자가 발생해 수험생들에게 정오표가 배부됐다. 오·탈자는 국어 33~35번 문제의 지문 김춘수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둘째행에서 나왔다. 2010학년도에도 사회문화 과목에서 원주민 부족 이름을 잘못 적어 정정한 사례가 있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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