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보다 50분 늦은 11시 20분에 시작됐다. 펜스 부통령의 지각은 아세안 국가들과 회의가 길어져 회담장에 늦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장관 등 수행원과 대화를 나누며 펜스 부통령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과 펜스 부통령의 회담은 결국 11시 20분부터 30여분 정도 진행됐다.
펜스 부통령과의 회담이 늦어지면서 문 대통령의 이후 행사참석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현지시간)부터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과의 회의가 미뤄지자 정상회의장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문 대통령 대신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중간에 들어가 강 장관과 자리를 교체했다.
한편, 전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던 문 대통령은 오히려 '지각 대장' 푸틴 대통령을 5분여 기다리게 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마다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메르켈 독일 총리를 4시간 15분, 아베 일본 총리를 2시간 30분 기다리게 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30여분 기다리게 한 적도 있다. 지난 한-러 정상회담 때는 문 대통령을 52분 기다리게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오후 4시 32분에,문 대통령은 5분 뒤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의 회담 후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