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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청소년이 뜻 모았다, 환경문제 해결 위한 합의점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학교에서 우리 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 친구들이 모두 모여 학급회의를 하죠.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해 좀 더 평화롭고 인권이 보장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유엔(UN·United Nations) 역시 회의를 합니다. 유엔총회(UN General Assembly)는 유엔을 구성하는 6개 주요 기관 중 하나로 최고 의사결정기관이죠. 193개 회원국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세계 평화를 위해 각 나라가 1표씩 행사합니다. 세계 각국 대표들은 어떻게 토론하고 의견을 하나로 모을까요. 청소년이 유엔총회를 모방해 환경문제를 논하는 UN청소년환경총회에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이 직접 참여해봤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동행취재=김시은(군포 당정초 5)·신경채(세종 온빛초 6)·윤예림(서울 목운초 6)·장성연(과천 관문초 4)·정다운(고양 가람중 1)·조현승(서울 영훈초 6) 학생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자료=2018 UN청소년환경총회 사무국

UN청소년환경총회 청소년 대표단이 된 김시은·조현승·신경채·장성연·정다운·윤예림(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

UN청소년환경총회 청소년 대표단이 된 김시은·조현승·신경채·장성연·정다운·윤예림(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

UN청소년환경총회는 초4~고3 학생이 각국 대표단을 맡아 모의유엔총회를 경험하며 환경보전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청소년의 눈으로 글로벌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대안을 이끌어내는 자리입니다. 올해는 미세먼지, 라돈 침대, 생리대 발암 물질 등 최근 논란을 일으킨 이슈를 살펴보고자 ‘환경과 건강’을 공식의제로 선정했어요. 환경단체 (사)에코맘코리아가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과 양해각서를 맺고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과 함께 주최합니다. 2013년 GGGI 청소년모의총회로 시작해 2015년부터 UN청소년환경총회 이름으로 열렸죠.

모의유엔 시뮬레이션 및 의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유엔협회세계연맹과 협력해 유엔총회 방식 그대로 진행하는데요.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다루게 될 의사일정과 안건을 논의해서 제출·건의를 준비하는 6개의 주요 위원회가 있듯 UN청소년환경총회에도 위원회가 있습니다. 올해 공식의제인 ‘환경과 건강’을 두고 생활과 물 위원회, 기후변화 위원회, 미세먼지 위원회, 방사능 위원회, 지속가능한 식생활 위원회, 생활화학물질 위원회 등 총 6개 세부 위원회를 구성했죠. 위원회별로 의장단이 회의 진행을 맡습니다. 의장단 및 사무국에는 대학생들이 참여했어요.

11월 3~4일 열린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는 초4~고3 학생 200여 명이 참여했다.

11월 3~4일 열린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는 초4~고3 학생 200여 명이 참여했다.

2018 UN청소년환경총회는 지난 11월 3~4일 이틀간 서울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글로벌 행사답게 모든 절차가 UN 공보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됐죠. 공식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를 사용하고요. 3일 오전 10시 열린 개회식에서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가 “세상에는 몸을 고치는 소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중의, 지구 문제를 해결하는 대의라는 세 가지 의사가 있다”며 “청소년환경총회를 통해 청소년이 대의로 성장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며 개회선언을 했죠.

이어 케냐 나이로비에서 날아온 모니카 맥데벳 유엔환경계획 환경생태국 국장이 단상에 올랐습니다. ‘healthy planet, healthy people’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서 그는 “생태계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며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강조했어요. 인간은 자연을 이용해 의식주를 얻고 또 자연에 버립니다. 이는 환경에 영향을 주죠. 기후변화, 잦아지는 자연재해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 역시 상호 작용을 염두에 둔 거라고 설명했죠. 그는 어린이·청소년의 역할에도 주목했습니다.

“전 세계 20%가 청년 인구예요. 여러분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영감을 주고받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해요.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우리도 건강할 수 없어요. 문제를 해결해야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길 바랍니다.”

고박사의 한 발짝 더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은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환경문제의 국제협력 추진을 위해 1973년 1월 1일 설립된 UN산하 기구입니다. 본부는 케냐의 나이로비에 있죠. UN이 이행하는 환경 관련 활동을 종합적으로 조정 관리·지휘하며 다른 국제기구나 국가에 경비와 기술 인력을 지원해 환경보전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해요. 유엔환경계획이 중심이 된 활동으로는 기후변화·대기오염에 의한 인간의 건강 변화·해양오염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지구환경 모니터링 시스템(GEMS), 환경변화 요인의 관측 데이터를 모아 컴퓨터로 분석하는 지구지리 정보시스템, 공해·환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국제환경 정보시스템(INFOTERRA), 인간과 인간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에 관한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유해물질 등록제도(IRPTC) 등이 있습니다.

정한샘·김현선 총회 의장이 위원회별 논의 의제와 주제를 발표하며 개회식이 마무리됐어요. 이후 5차에 걸친 위원회별 공식·비공식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1차 위원회 공식 회의는 대표단 기조연설로 진행됐죠. 세계 각 나라의 대표가 된 200여 명의 초·중·고생이 6개 위원회별 세부 안건에 대해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겁니다. 발표는 나라 이름순으로 진행됐고, 각자 약 2분의 시간이 주어졌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생활과 물 위원회에 2명, 미세먼지 위원회에 1명, 지속가능한 식생활 위원회에 3명이 참여했습니다. 김시은·윤예림 학생기자가 있는 생활과 물 위원회에선 물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생활에 사용하는 물은 얼마나 깨끗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 발표가 진행됐죠. 시리아 대표로 나선 김시은 학생기자는 폐수로 오염된 시리아의 물 문제를 알리며 해수 담수화 사업 및 와카워터 기술 등을 발전시켜 다른 나라까지 도와야 한다고 연설했습니다.

정다운 학생기자가 이집트 대표로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정다운 학생기자가 이집트 대표로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싱가포르 대표 윤예림 학생기자는 재활용과 청결 유지, 절수,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 친환경 교통 등 싱가포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환경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다른 나라들의 참여를 제안했죠. 기조연설 후 시은 학생기자는 “중국 대표가 진짜 중국인처럼 행동하며 중국의 물에 대한 문제점을 잘 알려줬다”고 말했어요. 또 물 부족 문제로 힘들게 물을 찾아다니는 것을 독특하게 알려주고, 부족 간 다툼뿐 아니라 공부조차 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들어 도움을 요청한 케냐 대표도 인상 깊었다고 했죠. 예림 학생기자는 와카워터 기술에 흥미를 보였고요.

미세먼지 위원회에 참여한 정다운 학생기자는 이집트 대표로 나서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대수명 감소율이 평균 1.3년에 달한다며 심각성을 꼬집었죠. 올해 도입한 친환경 전기버스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며 지원을 환영하지만 이집트의 주권을 침해하는 형태는 금지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오랫동안 스모그에 시달리며 1956년 청정대기법을 발표한 영국의 예부터 다양한 개선책과 규제, 혹은 도움 요청이 쏟아졌어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며 취재 중인 윤예림 학생기자.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며 취재 중인 윤예림 학생기자.

2018 UN청소년환경총회는 공식 언어가 한국어와 영어인 만큼 영어 위원회도 2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식생활 위원회는 모든 과정이 영어로 진행됐죠. 프랑스 대표 장성연 학생기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규범 등 프랑스에서 어떻게 음식 낭비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는지 소개했어요. 조현승 학생기자는 싱가포르 대표를 맡아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수직 농장의 필요성을 얘기했습니다. 기술 발전을 통해 비용을 줄인다면 더 많은 나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역설했어요. 스위스 대표 신경채 학생기자는 미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과일 껍질이나 부산물, b급 상품을 활용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제스처를 적절히 사용해 역동적인 발표였죠.

그밖에 기후변화가 개도국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문제를 살펴본 기후변화 위원회, 방사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본 방사능 위원회, 화학물질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개인적·국가적으로 그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야기한 생활화학물질 위원회의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고박사의 한 발짝 더

유엔총회(UN General Assembly)는 1945년 10월 유엔 창설 당시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회원국으로 구성되며, 1국 1표제죠. 매년 9월에 열리는 정기총회와 특별총회, 긴급 특별총회로 구분됩니다. 회원국은 총회에 5명 이내의 대표를 보낼 수 있어요. 총회는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 국제협력 촉진, 신탁통치 등 유엔헌장의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사항에 관해 심의 또는 권고할 수 있죠. 단,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미 다루고 있는 사안은 제외됩니다. 국제평화 및 안전, 신규 회원국 가입, 예산 등 주요 문제에 관해서는 3분의 2 찬성, 다른 문제는 과반수로 하죠. 가장 유명한 유엔총회 결의는 1948년 12월 제3차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입니다.

2·3차 위원회 비공식 회의는 결의안을 작성하기 위해 지역그룹으로 나뉘어 토론했어요. 지역그룹 역시 유엔 지역그룹 회원국에 따릅니다. 아프리카 그룹, 중남미카리브 그룹, 아시아태평양 그룹, 동유럽 그룹, 서유럽 및 기타 그룹이죠. 총회 이튿날인 4일에는 4차 위원회 공식-비공식 회의를 통해 결의안을 상정하고, 토의를 거쳐 5차 위원회 공식 회의에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시리아 대표 김시은 학생기자가 발언하기 위해 명패를 들어 보였다.

시리아 대표 김시은 학생기자가 발언하기 위해 명패를 들어 보였다.

폐회 총회를 위해 다시 본회의장에 모인 각 위원회는 협의 과정을 보고했죠. 위원회별로 채택된 결의안은 총회 의장과 모든 대표단이 모인 총회에서 최종 채택 과정을 거칩니다. 반대가 없으면 합의로 채택하고, 반대가 있으면 대표단 투표를 통해 결정되죠.

생활과 물 위원회는 수질오염과 물 부족 문제 개선을 위해 빗물을 정화해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또 절수형 생활용품 사용과 생활 속 물 절약 시스템 강화 및 관련 교육, 해수 담수화 기술 보완·발전 정책을 실행할 것을 요청했죠. 기후변화 위원회는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과 그로 인한 피해 증가에 주목하며, 개발도상국에서 환경을 우선시하며 발전하는 것을 전제로 선진국의 지원을 권장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세 혹은 배출권 거래제 도입, 부담금 징수 등 정부의 새로운 법률 제정 및 기존 법률 강화도 권고했죠.

장성연 학생기자는 프랑스 대표를 맡아 음식 낭비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성연 학생기자는 프랑스 대표를 맡아 음식 낭비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세먼지 발생은 한 국가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 미세먼지 위원회는 국제적인 협력이 절실함을 확인, 유엔환경계획 관할 하의 국제적 미세먼지 해결 대안 및 기술을 연구하는 UNFDC(UN Fine Dust Center) 설립을 촉구했어요. 신재생 에너지 사용 교통수단을 적극적으로 개발 및 이용하며, 대중교통의 사용을 늘리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도 얘기했고요.

방사능 위원회는 방사능 실태 교육을 국제적으로 실시해 방사선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죠. 또 원자력 발전으로 발생 가능한 문제 최소화를 위해 엄격한 관리 및 정기 검사 등을 요구하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제안했으며, 핵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를 위해 국제회의를 통해 공동기술개발 및 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스위스 대표 신경채 학생기자는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스위스 대표 신경채 학생기자는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지속가능한 식생활 위원회는 세계 시민이 음식물 쓰레기와 농업 분야에서의 문제를 인지하기 위한 공공 교육 시스템을 갖출 것을 권고했죠. 농업과 식생활, 식품 유통 체계 내 환경문제 개선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며 이를 유지·발전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자본·기술 공유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어요.

모든 국가가 ‘국제연합 화학물질감시 특별사무소(UNSOCR)’설립을 위한 ‘화학제품의 책임감 있는 규제와 사용을 위한 조약(TRRUCP)’에 조인하자고 한 생활화학물질 위원회는 이를 통해 유해한 화학물질 압수 및 조사, 사적영역에서의 화학물질 감시 및 통제, 자연 친화적 제품 사용을 도모할 것을 권고했죠. 아울러 국제적 합의를 통해 감시 대상 화학물질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정하고, 국제 무역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국제기구를 설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지속가능한 식생활 위원회에서 조현승 학생기자가 싱가포르의 수직 농장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식생활 위원회에서 조현승 학생기자가 싱가포르의 수직 농장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고박사의 한 발짝 더

공식 회의와 비공식 회의  공식 회의 중 각 대표단은 의제에 대한 국가 입장을 표명하는 기조연설을 합니다. 이를 통해 유인이 의제와 관련해 취해야 할 조치를 발표하죠. 다른 나라 연설에 반론을 원하면 의장단에 반론권을 얻어 추가 발언을 할 수 있습니다. 의장의 진행을 존중하고 의사규칙을 따르는 건 기본이고요. 비공식 회의에는 의사 규칙이 따로 없습니다. 대표단은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지역그룹으로 나뉘어 기초 결의안을 작성해요. 비공식 회의는 비공식-비공식 회의와 공식-비공식 회의로 나뉩니다. 비공식-비공식 회의는 각 지역그룹이 하나의 결의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죠. 공식-비공식 회의에선 하나의 결의안을 완성한 뒤 각각의 절에 대해 모든 회원들이 합의하는지 묻고 모두의 동의를 얻은 절을 모아 최종 결의안을 만들게 됩니다.

청소년 대표단이 최종 채택한 공동 결의안은 유엔환경계획과 환경부에 전달됩니다. 찬반 논쟁이 아닌 합의라는 목적에 따라 열띤 토의 끝에 청소년 스스로 내린 결론이죠. 정다운 학생기자는 “이 과정에서 재미있고 창의적인 여러 해결 방안들이 제시됐다”고 말했습니다. 그중 하나로 결의안에 들어간 UNFDC라는 기관을 창작해 여러 국가들이 모여 미세먼지에 관한 해결방안을 연구하고 개발하자고 한 부분을 꼽았죠. 김시은 학생기자는 위원회에서 협동심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절하게 발표해 환경부장관상도 받았어요.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서 환경부장관상을 받은 김시은 소년중앙 학생기자.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서 환경부장관상을 받은 김시은 소년중앙 학생기자.

“자료를 조사하여 얻은 지식으로 나만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이 재밌었다”고 한 조현승 학생기자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서로 다른 생각을 합치고 결의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유엔에서 여러 나라들이 합의하는 과정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죠. 장성연 학생기자 역시 용어 하나하나까지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며 어른들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도 큰일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어요.

신경채 학생기자는 “인구가 이렇게 늘어날 경우, 전 세계가 심각한 식량, 환경문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 쓰레기를 땅에 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되었다”고 했죠. “양치할 때 컵 쓰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종이컵 대신 머그컵 쓰기 등등, 찾다 보니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았죠”라고 말한 윤예림 학생기자는 “미래의 깨끗한 환경을 위해,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수 있도록 총회에 나왔던 항목들을 포함한 여러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니카 맥데벳 유엔환경계획 환경생태국 국장 인터뷰

모니카 국장은 유엔환경계획에서 기후변화와 대응하기 위한 의제 설정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생태 및 환경 교육 시스템을 담당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질문지를 보고 “매우 긴 리스트를 가지고 왔다”며 놀란 모니카 국장은 한정된 시간 내 많은 답변을 하기 위해 노력했죠. 17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하면서도 시종일관 웃으며 소중 학생기자단과 만났습니다.

-언제부터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9~10살 때부터 과학에 관심을 가졌어요. 엔지니어인 아빠 덕분에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심을 갖고, 분해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냈죠. 새로운 걸 사기보다 고쳐서 사용했어요. 지금도 토스트기 같은 건 직접 고쳐 써요. 자연 현상에 대한 작은 궁금증부터 시작해 대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과학을 배웠고, 대학원에선 극지식물을 전공했죠. 생명체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해서 작동하는지 궁금해서 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며 관심을 이어왔죠.

소년중앙 학생기자단과 인터뷰한 모니카 맥데벳 유엔환경계획 환경생태국 국장.

소년중앙 학생기자단과 인터뷰한 모니카 맥데벳 유엔환경계획 환경생태국 국장.

-환경을 망가뜨리는 행동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고, 또 이렇게 계속 환경을 오염시킨다면 얼마 만에 세상이 전부 오염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여기 놓인 물병에 뚜껑이 있죠. 이 뚜껑 하나를 그냥 버리는 것도 가슴이 아프고, 무신경한 태도에 화가 납니다. 직접 볼 수 없으면 오염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우리가 버리는 작은 쓰레기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수십 개 비닐봉지를 먹고 죽어간 고래, 플라스틱인 줄 모르고 먹고 죽은 새나 물고기도 있죠. 여러분 같은 어린이·청소년들부터 왜 이걸 버리면 안 되는지 얘기하는 게 중요해요. 지금보다 더 세상이 오염되는 단계가 되면 절대 안 되겠죠.

-태풍·홍수 등 자연재해가 세계적으로 일어납니다. 여러 나라가 협력해야 하는데 동참하도록 하는 방법, 해결방법은 무엇일까요.

유엔은 여러 정부가 모여 얘기하는 장소, 플랫폼이죠. 여기서 각 나라 정부 사이에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구·가족 사이에 얘기하는 것도 중요해요. 왜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으니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해 나가야 합니다. 그럼 영향력이 생겨요. 가족에서 학교, 지역, 정부로 나아갈 수 있죠. 정부에 직접 얘기할 수도 있고, 커서 투표를 하게 되면 자기가 원하는 환경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표를 던질 수 있죠.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먼저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유엔에서 하는 환경보호 정책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무엇인가요.

아주 많은 정책이 있는데, 그중 미나마타 협약을 예로 들게요. 일본 미나마타 현에서 발견돼 큰 문제가 된 미나마타병이라는 게 있어요. 물·어패류 등에 농축된 수은을 먹고 중독돼 발생한 질환이죠. 수많은 피해자를 통해 수은에 의한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가 제기됐어요. 수은이나 납은 자연에 있을 땐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인간이 사용하기 위해 정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죠. 많은 나라가 수은을 사용하거나 배출하는 산업을 전반적으로 규제하고 안전하게 보관·처리하는 데 동의했고, 2017년 협약이 발효됐어요. 수은뿐 아니라 일상에 쓰는 많은 화학물질을 제대로 생산·처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환경을 파괴하고 우리 건강을 악화시키기 때문이죠.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 참여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모니카 맥데벳 유엔환경계획 환경생태국 국장을 인터뷰했다. 왼쪽부터 장성연·조현승·신경채 학생기자, 모니카 국장, 김시은·정다운·윤예림 학생기자.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 참여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모니카 맥데벳 유엔환경계획 환경생태국 국장을 인터뷰했다. 왼쪽부터 장성연·조현승·신경채 학생기자, 모니카 국장, 김시은·정다운·윤예림 학생기자.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것 중에 무엇이 환경을 가장 오염시키나요.

화석연료를 들 수 있겠네요. 연료를 태울 때 에너지뿐 아니라 스모그·먼지·이산화탄소 등이 나오는 것도 문제고요. 석유를 가공해 여러 가지를 만드는데요. 플라스틱이나 각종 섬유, 화장품 등 생활에 굉장히 많이 쓰이고 있어요. 편리하기 때문에 개발한 물건들이지만 이로 인한 문제가 많아요. 세탁할 때 미세 조직이 물에 흘러가기도 하고, 버려진 플라스틱 등이 잘게 쪼개져 강·바다로 흘러가 물고기들이 먹고 죽기도 하죠. 분해도 잘 되지 않아 버려진 플라스틱의 85%가 아직 묻혀 있는 채예요. 그래서 과학·기술·혁신 같은 키워드가 중요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여러분의 스마트한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플라스틱 소비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소년중앙에선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보내고 플라스틱 문제 관련 기사를 쓰기도 했었는데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한국 청소년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려요.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것을 생각해 봅시다. 비닐봉지·포장지·빨대 같은 게 있죠. 이걸 대체할 건 뭐가 있을까요. 머그컵을 쓰거나, 에코백을 가지고 다닐 수 있죠. 저는 작게 접을 수 있는 가방을 7년째 가지고 다녀요. 플라스틱 대신 금속 빨대를 사용하고요. 내가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세요. 소비자로서 그런 물건들의 수요를 줄이면 공급하는 기업에서도 그에 맞춰 가게 돼 있어요. 모두 동참해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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