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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전설의 조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09호 04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이 뜨겁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영국 밴드 ‘퀸’의 노래들이 커다란 화면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네요. 메가박스의 사운드 특별관 MX나 3개 화면에 영상이 펼쳐지는 CGV의 스크린X에서 다시 보아야 한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객석에 앉아있어 보기도 처음”이라는 얘기 역시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공항에서 짐 부리던 청년 파로크 불사라가 어떻게 프레디 머큐리라는 대체불가한 보컬이 되었는지 그 성공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영화에서 위기의 순간은 프레디가 솔로로 나서기 위해 팀을 떠났을 때입니다.

결국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재결합을 원하는 그에게 멤버들은 “다른 밴드와 맞춰 보니 좋더냐”고 묻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죠. “그들은 뭐든지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문제는 시키는 대로만 한다는 거야. 너희들처럼 이게 더 좋지 않느냐고 시비를 걸지도 않고, 꼼꼼하게 고쳐주지도 않았어.”

네 명의 멤버가 모두 ‘한 성깔’ 하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서로 그렇게 툭탁이면서도, 멤버 교체 없이 한마음이 되어 밴드를 이어갔죠. 전설이 된 이유를 거기서 보았습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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