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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태영호, 협박성 이메일에 강연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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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0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0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공사가 한 기독교 행사에서 강연하려다 반미(反美) 대학생 단체 때문에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대학생 반미단체가 보낸 협박성 이메일로 인해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공사의 강연이 행사 직전 취소되었다고 한다”며 “해당 단체는 지난 8월 ‘태영호·박상학 체포 결사대 감옥행’을 결성하는가 하면 미국 주요 인사의 인형과 사진으로 교수형에 처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미단체의 극렬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과 10월에는 반미, 좌파성향단체 소속 회원들이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질러 동상을 훼손했으며, 6월에는 주한 미국대사관을 포위하는 ‘인간띠 잇기’ 시위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각종 반미단체들이 외국 대사관 앞을 찾아 성조기를 찢거나 욕설이 담긴 현수막을 걸고 기도회를 여는 등의 행위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이다. 문제는 이들의 과격성과 폭력성이 타인에게 위협과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란 없다”며 “협박성 이메일을 보내 행사를 취소하게 하고, 사진과 인형으로 화형식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표현일리도 만무하다. 특히나 맥아더 동상 방화, 성조기 찢기 등과 같은 행동은 우리의 국격만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지나친 반미시위를 더 이상 방조해서는 안 된다.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자유가 허용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다. 정부가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민주주의의 가치와 국격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엄단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한편 반미 성향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6일 태 전 공사에게 보낸 이메일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이메일에서 이 단체는 “가만히 있으라”며 “통일에 방해되는 행동을 당장 멈추라”고 경고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가기도제단’행사에서 통일에 대한 북한의 관점 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유엔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증언하기도 했던 탈북민 지현아씨와 함께 연단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이날 행사장에 태 전 공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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