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로 김장했더니 썩은 냄새가…범인은 바로 고무호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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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수도꼭지 이미지 사진 [중앙포토]

김치, 수도꼭지 이미지 사진 [중앙포토]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각 시도 상수도사업소가 김장 때 고무호스 사용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수도꼭지에 고무호스를 연결해 물을 받는 경우 유해물질과 악취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전시 상수도사업소에 따르면 김장철마다 수돗물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항의 전화가 빗발친다. 수돗물로 배추·무 등 식자재를 씻었더니 악취가 배어 담근 김치를 다 버리게 됐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상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악취의 원인은 수돗물이 아니라 고무호스에 있다. 고무호스 속 유독 물질이 수돗물 속 염소와 반응해 발암물질을 만들어 낸다.

고무호스에는 페놀 성분 등 화학첨가물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이 수돗물 소독제인 염소와 만나 악취 유발 물질인 '클로로페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물질은 몸에 유해하고, 끓여도 냄새나 유해성분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고무호스를 거친 물로 음식을 할 경우 역한 냄새가 난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홍보물을 배포하며 "고무호스를 절대 음식물에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식자재를 씻을 때 수도꼭지에서 직접 받은 물을 이용하는 게 좋다. 만약 호스가 필요한 경우라면 일반적인 고무호스 대신, 무독성 식품세척 전용 호스나 실리콘 호스, 스테인리스 스틸 호스를 사용해야 한다.

상수도사업소 측은 철물점에서 판매하는 고무호스는 대부분 식품 전용 호스가 아니므로 구매전 반드시 식품 전용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가족들 안전을 생각해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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