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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증권거래세 폐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중앙일보

입력

코스피가 닷새째 하락하면서 31.10p(1.53%) 내린 1,996.05로 마감한 29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코스피가 닷새째 하락하면서 31.10p(1.53%) 내린 1,996.05로 마감한 29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증권거래세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래세 폐지에 부정적인 세제 당국과는 다른 입장이라 향후 부처간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

최 위원장은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증권거래세 폐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증권거래세는 이익이 나도 내지만, 손실이 날 때도 내야 한다. 앞으로 주식 양도소득세를 상당히 넓은 층이 내게 돼 있어 이중과세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대주주 범위가 확장돼 가고 있어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게 되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이 2021년 4월부터 주식 종목별 보유금액이 3억원 수준까지 낮아질 예정이라 양도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내는 건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63년 도입된 증권거래세는 1971년 한 차례 폐지됐다가 1978년 재도입돼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세율은 코스피 시장이 0.15%(농어촌특별세 포함시 0.3%)이고 코스닥 시장은 0.3%다. 지난해 증권거래세 신고세액은 전년보다 8.0% 늘어난 4조7000억원이었다.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다만 세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이라 최 위원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당장 거래세 폐지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거래세 폐지는 지난달 주가 급락기에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지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권거래세 0.1%에 세수 2조원 정도가 좌우된다. 이론적으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도(증권거래세 폐지)까지 나가기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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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도 이를 고려한 듯 “세무당국은 세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 소극적이지만 증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세무당국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증시 상황에 대해서는 “대외여건 우려가 한꺼번에 짙어지면서 일시에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가 이제 조금씩 정상을 찾아가는 국면이지만 앞으로도 불확실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결론을 내지 않고 다음 회의로 넘긴 건 삼성 봐주기 아니냐”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결론을 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이 증선위에 새로운 제보 문건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고, 증선위원들이 더 깊게 들여다볼 계기는 됐지만 바로 결론을 내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끌 이유는 없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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