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여는 두 개의 무용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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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화여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예고 전임으로 있는 등으로 서로 공통점이 많은 주목받는 30대 초반의 두 무용가가 하루차이로 각기 개인발표회를 가져 화제가 되고있다.
봄을 여는 이 두 무용공연의 주인공은 한국무용의 이홍리씨(32)와 현대무용의 전미숙씨(31). 이씨는 17일 오후7시 문예회관 대극장, 전씨는 18일 오후4시와 7시 역시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87년에 이어 이번으로 두번째 개인발표회를 갖는 이씨의 공연작품은 『제2000』으로 공연시간은 1시간이다.
한국토속신앙의 중심이 되는 무속의례를 통해 우리 춤의 뿌리를 찾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것이 이씨가 설명하는 안무 의도.
그는 죽음과 삶의 문체가 펼쳐지고 해결되었던 전통굿판을 중심으로 이웃과 내가 하나가 되었던 옛 공동체의식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시도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동아콩쿠르 수상자인 이씨는 국립무용단단원(80∼82년)을 지냈고 87년『들리지 않는 소리, 보이지 않는 몸짓』으로 제1회 무용발표회를 가졌다. 이홍리 김혜림 손미정 이주연씨 등 출연.
한편 이번에 첫번째 무용발표회를 갖는 전씨는 공연시간 15분의 『예감』, 공연시간 45분인『소리10-떠도는 노래』두 작품으로 첫무대를 장식한다.
『예감』은 거대한 이 사회의 메커니즘속에서 미미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한 개인이 느끼는 불운·사고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을 춤으로 만든 것. 『소리 10-떠도는 노래』는 소리 하나;소리 둘…소리 열 식으로 우리 주변의 의미 없이 떠도는 소음·소리들, 이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단조롭고 권태로운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현대무용단「탐」의 일원으로 81년부터 5번의 대한민국 무용제에 참가했다. 87년「탐」이 공연한 그의 안무작품『얼굴 찾기』는 대한민국 무용제 연기상을 수상하여 88년에 유럽 연수를 다녀왔다. 전미숙 안은미 김영미씨 등 출연.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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