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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종 신청사 설계공모전 불공정 심사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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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정부세종 신청사 설계작. [연합뉴스]

정부세종 신청사 설계작.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발표한 신청사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을 놓고 심사 과정이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공모전을 이끈 심사위원장이자 세종시의 1호 총괄 건축가인 김인철(아르키움 대표)씨는 “당선작을 정해 놓고 짜고 친 심사였다”며 “심사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총괄 건축가직도 사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어 “당선작은 기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조화를 깨고, 결국 세종시의 애초 컨셉트를 무시한 채 실패한 도시로 만드는 안”이라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장 “짜고 친 심사” 사퇴 #1차 최종투표 1등, 막판에 뒤집혀 #심사 전부터 고층 건물 낙점설

행복청에 따르면 당선작은 희림종합건축사 사무소 컨소시엄이 낸 ‘세종 시티 코어(Sejong City Core·조감도)’다. 현 청사의 중심부에 들어설 건물은 14층 규모로 연면적 13만4000㎡(약 4만606평)에 달한다. 지상 8층 규모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기존 청사 사이에서 우뚝 솟아 오른 형태다. 공사비는 3714억 원으로, 설계비만 140억 원에 달한다.

“정부세종청사의 새로운 구심점 구축을 통해 전체 행정타운의 완성을 표현했다”는 게 행복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인철 총괄 건축가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저층 건물 안이 1차전 최종 심사에서 가장 높은 득표수를 기록해 1등이 됐었으나, 마지막 투표를 하던 과정에서 난데없이 당선작이 바뀌었다”며 “심사가 열리기 전부터 행안부에서 고층 건물로 안을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세종시에서도 역시 고층 건물을 원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의 의견은 배제된 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어질 공공건축이 단체장의 기호로 결정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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