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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컬링 박보영 닮은꼴’ 후지사와, 강릉에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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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일본여자컬링대표팀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 [중앙포토]

평창올림픽 일본여자컬링대표팀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 [중앙포토]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컬링 4강에서 한국과 명승부를 펼쳤던 일본의 후지사와 사쓰키(27)가 다시 강릉에 뜬다.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4강서 명승부 #3~11일 아시아태평양선수권 출전 #8일 한국전, 팀킴과 리턴매치 불발 #19세 소녀들 춘천시청과 격돌

후지사와는 다음달 3일부터 10일까지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대회(PACC)에 출전한다. 평창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요시다 유리카, 요시다 치나미, 스즈키 유미와 함께 다시 강릉 땅을 밟는다. 한국·일본·중국·호주·홍콩·카자흐스탄·카타르 등 7개국이 출전하는 이번대회 우승팀과 준우승팀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지난 2월2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컬링 선수들의 훈련에서 한국의 주장 김은정(오른쪽)과 일본의 주장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2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컬링 선수들의 훈련에서 한국의 주장 김은정(오른쪽)과 일본의 주장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4강 당시 일본 스킵(주장) 후지사와는 한국 스킵 김은정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일본은 연장승부 끝에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후지사와는 실수를 해도 생글생글 웃는 모습과 함께 인기배우 박보영(28) 닮은꼴로 한국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후지사와는 1m56㎝ 작은 키에도 히팅과 런백을 잘하며, 잘숨기고 잘때린다. 컬링가족 사이에서 자란 후지사와는 일본 홋카이도 지역 작은회사에서 사무직원을 병행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일본에서의 별명은 ‘삿짱’, 사쓰키를 줄여 부르는 애칭이다. 좌우명은 ‘당신이 싸우는 한 실패가 아니다. 당신이 포기했을 때가 실패다’다.

평창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컬링대표팀 리드 김영미 열풍이 불었듯, 후지사와도 자국 내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밝은 웃음과 즐기는 모습이 호감을 불렀다. 북해도 말투도 예쁘다며 유행어가 됐다.

 평창올림픽 일본여자컬링대표팀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 [중앙포토]

평창올림픽 일본여자컬링대표팀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 [중앙포토]

일본여자대표팀이 5엔드를 마치고 간식을 먹는 휴식시간은 ‘우물우물 타임’으로 화제를 모았다. 간식 딸기와 치즈케이크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후지사와를 붙잡기 위해 연예기획사가 쟁탈전을 벌였다. 컬링국제대회에서 일본여자대표팀은 각국 남자들 선수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후지사와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일본 믹스더블(혼성 2인조) 대표로 야마구치 츠요시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 4월27일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믹스더블컬링선수권대회 8강에서 한국 장혜지·이기정에 5-6 역전패를 당했다. 후지사와는 캐나다로 컬링유학을 떠나 컬링실력을 더 끌어올렸다.

 한국여자컬링대표팀 춘천시청 선수들. 왼쪽부터 김민지, 김혜린, 이승준 코치, 김수진, 양태이. [이승준 코치 제공]

한국여자컬링대표팀 춘천시청 선수들. 왼쪽부터 김민지, 김혜린, 이승준 코치, 김수진, 양태이. [이승준 코치 제공]

8일 오전 9시 한국과 일본은 예선에서 맞붙는데, 아쉽게도 ‘팀 후지사와’와 ‘팀 킴’의 리턴매치는 볼 수 없다. 스킵 김은정이 이끄는 경북체육회는 지난 8월 2018-2019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춘천시청에 패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번대회 한국여자컬링대표로 ‘19세 컬링소녀들’ 김민지(스킵)·김수진(리드)·양태이(세컨)·김혜린(서드)으로 구성된 춘천시청이 나선다. ‘팀 킴’이 의성 여중고에서 호흡을 맞췄듯, 춘천시청의 1999년생 동갑내기 네 선수도 의정부 송현고 동창이다.

민락중 1학년 때 김혜린이 컬링을 시작했고, 김민지가 재미있어 보여 따라했다. 김수진이 중학교 2학년 때 합류했고, 셋 다 송현고에 진학했다. 회룡중에 다니던 양태이가 가세해 팀이 완성됐다.

한국여자컬링대표팀 춘천시청 선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태이, 김수진, 김민지, 이승준 코치, 김혜린. [이승준 코치 제공]

한국여자컬링대표팀 춘천시청 선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태이, 김수진, 김민지, 이승준 코치, 김혜린. [이승준 코치 제공]

이들은 고교졸업 후 각 시·도로부터 각자 러브콜을 받았지만 나란히 춘천시청에 입단했다. 7년간 함께한 이승준 코치와도 동행했다. 송현고 시절이던 2016년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땄고,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컬링월드컵 1차전에서 시니어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춘천시청의 경기 스타일은 남자팀처럼 파워풀하고 공격적이다. 빙판 위에서는 ‘무표정 얼음공주’지만, 빙판 밖에선 떡볶이와 배우 정해인을 좋아한다. 춘천시청은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에서 한국여자컬링 3연패에 도전한다. 한국남자컬링대표팀 서울시청(스킵 김수혁)도 동반 우승을 노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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