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 분노할 GE의 주당 배당금 '1센트'

중앙일보

입력

‘주당 1센트(11.4원).’

GE, 기대에 못미치는 3분기 실적 발표 #119년 배당 전통 위해 최소한 책정 #증권당국 조사에 GE 주가 8.78% 하락

한 때 미국의 아이콘 기업이던 제너럴일렉트릭(GE)이 내년에 주주들에게 지급할 분기 배당금이다. 설립자인 ‘발명왕’ 에디슨이 살아있다면 땅을 치고 분노할 굴욕적인 배당이다.

제너럴일렉트릭 로고

제너럴일렉트릭 로고

GE는 3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으로 조정후 주당순이익(EPS) 14센트를 발표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20센트)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매출도 예상치를 밑도는 295억7000만 달러(33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가장 큰 사업부인 발전분야 매출이 33%나 급락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배당금이 크게 줄어든 톱10 가운데 3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자료=월스트리트저널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배당금이 크게 줄어든 톱10 가운데 3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자료=월스트리트저널

결국 GE는 내년부터 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2센트에서 1센트로 줄이기로 했다.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119년 전통의 배당금을 없애지는 못하고 최소한의 시늉만 낸 것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 스티븐 터사는 “재정 펀더멘털과 수익성 측면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나쁘다”라고 평가했다. 대신 배당을 10분의1 이하로 줄이면서 연간 39억 달러(4조4440억원)의 현금 잔고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탄소섬유 소재가 적용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의 항공기 엔진 GE90. [중앙포토]

탄소섬유 소재가 적용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의 항공기 엔진 GE90. [중앙포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GE의 회계 관행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증권당국은 GE가 비용상각을 하는 과정에서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분식이 있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밀러 G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실적 전망에 심각하게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EC가 현재 진행 중인 조사를 영업권 비용을 포함한 부분으로 확대했으며, 법무부도 이 부분과 앞서 공개한 다른 분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퍼지면서 이날 뉴욕증시가 개장하기 전 거래에서부터 GE 주가는 5.0% 하락했고, 결국 전장에 비해 8.78% 하락한 10.1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만 해도 GE의 주가는 30달러를 웃돌았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자료=CNBC

제너럴일렉트릭(GE)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자료=CNBC

계속되는 실적악화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에서도 빠진 GE는 존 플래너리 전 최고경영자(CEO)가 경질성으로 물러난 뒤 이달 초부터 래리 컬프 CEO가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월가에서는 컬프 CEO가 GE의 부실을 완전히 털고 새롭게 조직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GE는 우선 매출이 크게 쪼그라든 발전부문을 가스와 발전 건설 두 유닛으로 나눌 계획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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