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딸, 속물적인 애 아냐” 예비 남편에 살해된 여성 부모의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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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모(27)씨와 여자친구 이모(23)씨의 생전 모습. [사진 채널A]

심모(27)씨와 여자친구 이모(23)씨의 생전 모습. [사진 채널A]

양가 상견례를 앞두고 여자친구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신혼집 장만 문제로 다투다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여성의 유족은 의도를 가진 계획범죄라고 맞섰다.

강원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심모(27)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 28분쯤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이모(23)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심씨의 가족은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사는 집에 가 보니 아들은 없고 이씨가 숨져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인의 집으로 도주한 심씨를 긴급체포했다.

심씨는 경찰 조사에서 “결혼 준비 과정에서 신혼집 장만 등의 문제로 여자친구와 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은 이번 주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씨의 어머니는 “신혼집 이야기는 빠져나가기 위한 수”라며 “예단 문제 등 그런 말은 나오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씨 어머니는 “딸이 신입사원인데 (심씨가) 근무시간에도 20통 넘게 계속 전화를 했다”며 결혼 후 자신의 집에서 살자며 퇴사까지 종용하는 등 평소 이씨에게 집착했다고 주장했다.

또 심씨가 갑자기 “무조건 너의 말을 들어주겠다”고 화해를 청하며 이씨를 집으로 부른 것은 범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이씨 어머니는 “그렇게 속물적으로 죽은 애가 아니다”라며 신혼집 때문에 다퉜다는 이야기를 기사에서 빼 달라고 호소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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