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게임에만 몰두해 가정을 돌보지 않은 것은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전주지법 가사1부(최은주 판사)는 최근 나모(43.김제시 요촌동)씨가 부인 이모(40)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혼인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혼인생활 중 컴퓨터 채팅에 중독돼 이를 말리는 남편과 충돌을 빚다 무단가출한 뒤 연락을 끊는 등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며 "이는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부인 이씨는 2002년 초부터 인터넷 게임.채팅에 빠져 전화요금이 매달 수십만원씩 나오는 등 가정생활을 소홀히 해 남편 나씨와 부부싸움이 잦았다. 이씨는 2004년 12월 채팅 문제로 남편과 싸우고 집을 나갔다 두 달여 만에 들어오는 등 가출을 일삼았으며, 지난해 10월 집을 나가 현재까지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있다.
같은 재판부는 이날 김모(28.여.전주시 덕진구)씨가 남편 오모(31)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도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혼인생활 중 구직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고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는 등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편 오씨는 2년 전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아 사표를 낸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터넷 게임에 매달렸다. 오씨가 게임에 빠져 생활비를 벌지 못하자 부인이 대형 할인점 등지에서 시간제 근무로 가정생활을 꾸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서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