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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지배한 2018 프로야구…엘롯기는?

중앙일보

입력

관중 807만3742명을 기록한 2018년 KBO리그는 두산 베어스가 지배한 가운데 만년 하위권으로 꼽혔던 한화 이글스는 3위로 껑충 점프해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구단 안팎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넥센 히어로즈는 4위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지난 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는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할 뻔 했다. 간신히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를 확정했다. 가을야구 단골 팀이었던 '신생 강호' NC 다이노스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등 선수들이 2018 정규리그 우승 기념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잠실야구장 관중석으로 들어서고 있다. 양광삼 기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등 선수들이 2018 정규리그 우승 기념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잠실야구장 관중석으로 들어서고 있다. 양광삼 기자

두산의 지난 4월 7일 선두로 올라선 이후, 단 하루도 2위로 내려가지 않았다. 그리고 리그 종료까지 20여일을 남겨둔 지난 9월 25일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올해 유일하게 80승 이상을 거둔 두산은 2위 SK 와이번스와 승차가 무려 14.5경기까지 벌리면서 마무리했다.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두산은 주요 개인 타이틀도 싹쓸이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44홈런, 133타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로써 1995년 김상호, 1998년 타이론 우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 출신의 홈런왕이 탄생했다. 잠실구장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큰 구장이라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두산의 '외국인 듀오' 조시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가 활약했다.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 2.88으로, 올 시즌 유일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18승(3패)을 올린 후랭코프는 다승왕과 승률왕(0.857)을 거머쥐었다.

한화이글스가 11년만에 시즌 3위를 확정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한화는 오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넥센-KIA)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게 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이글스가 11년만에 시즌 3위를 확정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한화는 오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넥센-KIA)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게 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0년간 최하위만 5차례나 했던 한화는 시즌 내내 토종 선발 부재와 타선 기복에 시달렸다. 그러나 한화는 가장 많은 세이브(35개)를 올린 정우람을 필두로 이태양·박상원·안영명·서균 등 막강한 불펜의 활약으로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8로 리그 1위다. 외국인 타자 재러드 호잉은 30홈런·110타점을 올리며 한화의 구세주가 됐다.

넥센은 올해 뒤숭숭한 일이 많았다. 올 초에는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법정 구속됐고, 지난 5월에는 주전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6월에는 설상가상 지난 10년간 SK를 제외한 8개 구단과 '뒷돈 트레이드'를 한 것으로 밝혀져 야구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4위를 차지해 2016년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미국에서 돌아온 '국민 거포' 박병호와 '야구 천재' 이정후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넥센의 저력을 보여줬다. 박병호는 2012~2015년에 이어 5시즌 연속 홈런왕은 놓쳤지만, 출루율(0.457)과 장타율(0.718) 1위에 오르며 여전한 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이었던 이정후는 타격왕 후보였지만 타율 0.355로 3위를 기록했다.

 KIA 유재신, 버나디나 등이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다. 양광삼 기자

KIA 유재신, 버나디나 등이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다. 양광삼 기자

KIA는 가까스로 가을야구 턱걸이를 했지만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막강했던 선발진이 힘이 빠진게 컸다. 지난 시즌 나란히 20승을 올렸던 양현종, 헥터 노에시는 올해는 각각 13승, 11승을 거뒀다. 지난해 선발 투수였던 팻 딘은 부진이 깊어져 불펜에 합류했고, 임기영도 부상과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6점대로 치솟았다.

KIA와 함께 KBO리그 대표 인기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도 성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 시즌 3위였던 롯데는 올해 7위로 마감했다. LG는 한때 2위까지 올랐지만 시즌 막판 5위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8위로 끝났다.

그나마 LG와 롯데의 위안거리는 김현수와 전준우의 활약이었다. 올해 FA(자유계약)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타율 0.362로 타격왕이 됐다. 발목을 다쳐 지난달 5일부터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오히려 타율이 깎이지 않아 다른 경쟁자들을 제칠 수 있었다. 전준우는 안타왕(190안타), 득점왕(118득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만루포를 터뜨린 김현수. 잠실=양광삼 기자

만루포를 터뜨린 김현수. 잠실=양광삼 기자

NC의 몰락은 충격이었다. 2013년 1군 무대에 뛰어든 NC는 2014∼2017년,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성적이 뚝 떨어지면서 지난 6월 3일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전 감독이 물러났다. NC는 결국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의 불명예를 썼다.

한때 야구 명가였던 삼성 라이온즈는 6위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KT 위즈는 창단 4년째에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수퍼루키' 강백호는 29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대형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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