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농협, 직원에게 0%대 '황제대출'···금액만 10년간 393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농협중앙회. [중앙포토]

농협중앙회. [중앙포토]

농협이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주고 이자는 현금으로 환급해 사실상 ‘0% 금리’ 특혜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7% 환급해 지난해 실제 이율 0.22% 불과 #농협 “주택 최초 구입 때만…혜택 직원 복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임직원 주택구입자금 융자 및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 소속 직원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에 대해 2.87%의 이자를 보전해 추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직원에게 대출해줄 때는 정상적으로 금리를 적용하고, 이듬해 대출금액의 2.87%만큼을 현금으로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보전해줬다.

이런 혜택 덕에 직원 대상 대출의 실제 이율은 2016년 0.13%, 지난해 0.22%에 불과했다. 직원 대상 대출의 정상적인 평균 이율은 2016년 3.00%, 지난해 3.09%였지만, 이자를 현금보전 해 준 뒤에는 이처럼 0%대가 된 것이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 [연합뉴스]

농협은 지난 2008년부터 이 제도를 운용해왔으며, 지금까지 4305명의 직원이 관련 혜택을 받았다. 대출이자 보전금액은 2008년부터 10년간 동안 총 393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 의원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막대한 대출이자 부담에 국민 고통이 큰데 농협이 직원들에게 0%대 ‘황제대출’을 해주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라며 “농민을 위한 대출이자 지원은 고사하고 직원들에게 과도한 금리지원 혜택을 주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살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측은 “직원복지 차원에서 근로복지기본법에 의해 2008년 도입한 제도”라며 “주택을 최초로 구입하는 직원에게만 혜택을 주고 팀장 이상에 대해서는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