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민병두 의원 비서관의 피감기관 특혜채용은 뇌물"

자유한국당이 12일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3자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의 5급 비서관이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4급)으로 채용된 것과 관련해서다. 전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이 과정에 민 위원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 정무위 위원인 김종석ㆍ김선동ㆍ김성원ㆍ김용태ㆍ김진태ㆍ성일종ㆍ주호영 의원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 위원장을 제3자뇌물수수로 형사고발 할 계획”이라며 “민 위원장은 정무위원장에서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에 따르면 금융위는 올해 2월 국회 입법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정책전문관’을 신설하고 민 의원실에서 5급 비서관으로 근무하던 노태석씨를 채용했다. 당시 경쟁률은 7대 1이었고 노씨는 경력과 연구실적 등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한국당 정무위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병두 정무위원장의 보좌관이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으로 특별 채용된 것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 측은 이 과정에서 당시 여당 정무위원이었던 민 위원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11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노씨가 민 의원실 비서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채용했다는 점을 시인했다”며 “노씨 본인은 누구에게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으니 민 의원이 부탁하지 않았다면 금융위원장이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날 국감에서 최 금융위원장은 ‘노 정책전문관이 민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것을 알았냐’는 김진태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후 ‘정무위 소속 의원 비서관을 4급으로 특채한 거냐’는 추가 질의에는 “입법활동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금융 관련 전문 지식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채용했다”고 답했다.

한국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금년 2월은 민 위원장이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반기 국회 정무위원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태였다”며 “민 위원장의 행태는 삼권분립의 원칙하에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부정한 후안무치한 행동일 뿐 아니라 형사적으로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측은 민 위원장이 제3자뇌물수수,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측은 자신의 전직 비서관 등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당 권성동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권 의원은 채용 부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시종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권 의원은 법사위원으로 강원랜드는 산자위 소속으로 직무 관련성도 충분하지 않았다”며 “민 의원의 경우 정무위원으로 정무위 피감기관인 금융위에 특채를 시켰다는 점에서 직무 관련성이 직접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었다가 법원에 기각된 점에 비추어 민 의원은 당연히 구속 사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위원장은 "노 정책전문관의 채용과 관련해 일체 관여한 바는 없다"며 "채용 부탁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저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무고와 명예훼손 등으로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