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사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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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 이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5일 'CSR 회의론이 간과하는 사실들' 보고서에서 사회공헌활동 회의론자의 다섯가지 오해를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에도 '사회적 책임 활동의 생산성을 높여라' 보고서를 냈었다.

◇CSR은 사치재?='윤리경영은 여유 있는 기업이나 하는 일' 혹은 '기업의 사회공헌은 선진국에서나 관심을 갖는 문제'라는 생각은 가장 나이브하면서도 떨쳐내기 힘든 편견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반기업 정서와 사회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과 NGO의 강력한 영향력 등으로 인해 한국에서 CSR은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사회적 및 역사적 맥락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서 CSR은 불의의 리스크에 대한 예방책 내지 보험이자 기업들이 차별적 명성을 쌓을 수 있는 긴요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은 돈 많이 버는 게 곧 사회 기여?=비즈니스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가 아니라 비즈니스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제대로 지켰는지가 문제다. 일반 공중과 NGO들은 경제적 책임보다 법적 책임 또는 윤리적 책임을 더 중시한다. 또 상대적으로 경제적 책임보다는 법적 및 윤리적 책임의 실천이 미흡하다고 본다. 보고서는 "현 단계에서는 자선적 책임보다 법적 책임 등 초보적 단계의 CSR이 시급한 과제라고 보는 것이 균형잡힌 시각"이라고 썼다. 기업과 일반 및 NGO의 인식차가 큰 상황에서의 CSR은 자원의 낭비일 뿐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 돈을 뭉텅뭉텅 쓰고는 '우리나라에서는 CSR이 안 먹힌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변명이다.

◇진짜 효과는 있을까?=CSR은 '착하고 성공한 기업'을 만들어내는 요술방망이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성공한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CSR 역시 광고나 마케팅처럼 기업 경영 전략의 한 차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 역시 제대로 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우리 회사는 모르는 사람도 없는데 굳이 해야 하나?= NGO의 감시는 나이키.GE.맥도날드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에 집중된다. 따라서 널리 알려진 기업일수록 평소 적극적인 CSR을 통해 이미지 및 평판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닌가?=나중에 무임승차자나 모방자가 나타나도 CSR 선발자 이득은 유지되는 경향이 크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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