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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류 붐에도 해외 한글학교는 예산 다 못쓰고 토해 내

중앙일보

입력

정부 지원으로 설립된 해외 한글 학교들이 예산을 다 사용하지 못하고 반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POP의 인기와 함께 관심이 높아진 한글의 해외 교육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이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안양 동안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한글학교의 불용예산은 4년 새 8배 증가했다. 한글학교는 외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글은 물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교육하는 기관이다.

프랑스 란류 팬의 모습. [중앙포토]

프랑스 란류 팬의 모습. [중앙포토]

자료에 따르면 한글학교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의 반납 규모는 2014년 2만6107달러(약 3000만원)에서 2017년 22만 9612달러(약 2억6000만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예산은 33% 증가했는데 반납액은 8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납한 학교 수는 2014년 7개에서 지난해 68개였다. 10배 가까이 늘었난 셈이다. 지원금을 반납한 이유는 ‘폐교’, ‘1년 동안 지원금을 다 소진하지 못해서’ 등 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있는 한글학교는 모두 1887개다. 그중 68개 학교가 지원금을 반납했다. 지원금을 반납한 한글학교는 지역별로 북미가 3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러시아 CIS 16개, 아시아 4개, 대양주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 각각 3개, 중남미 2개, 그리고 유럽에 1개 순이었다.

지난 6월 미국 뉴욕 프루덴셜센터에서 열린 KCON 2018 뉴욕 콘서트. [사진 CJ그룹]

지난 6월 미국 뉴욕 프루덴셜센터에서 열린 KCON 2018 뉴욕 콘서트. [사진 CJ그룹]

이석현 의원은 “한글학교 지원사업의 규모가 확대되는데도 효과적인 배분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필요한 곳에 더 많은 지원이 갈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 자체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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