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e글중심

“‘구하라 사건’이 아니라 ‘구하라 남친 사건’입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8.10.05 17:18

[서울=연합뉴스] 구씨의 남자친구 최모씨가 1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구씨의 남자친구 최모씨가 1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하고 있다.

폭행 사건으로 시작됐던 가수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씨 논란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최씨가 폭행 시비 이후 구씨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두고 유포 협박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리벤지 포르노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최씨는 협박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지만 구씨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릎을 꿇은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구씨의 주장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벤지 포르노 범죄는 구씨와 같은 여성 연예인의 일만은 아닙니다. 리벤지 포르노부터 살인까지, 이별 범죄의 피해 여성은 매년 60명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한 ‘안전 이별’이 인터넷 오픈사전에 기재되기도 했습니다. ‘사귀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스토킹, 감금, 구타, 협박 없이 자신의 안위와 자존감을 보전하면서 이별하는 것을 가리키는 신조어’. 오픈사전에 나오는 안전 이별의 뜻입니다. 마땅히 지켜져야 할 연인 간 이별 예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인 겁니다.

[구글 트렌드 검색]

[구글 트렌드 검색]

문제는 리벤지 포르노 범죄가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4일 사건의 전말과 함께 최씨가 탄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릎을 꿇은 구씨의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범죄사실과는 별개로 피해자에게 타격이 큰 2차 피해 때문입니다. 당장 구씨의 사건이 알려지자 4일 구글에는 ‘구하라 동영상’이 20만 회 넘게 검색되고 ‘구하라’ 관련 검색어에는 ‘성관계 동영상’, ‘리벤지 영상’, ‘구하라 토렌트’ 등이 올라왔습니다. 이처럼 범죄사실보다는 피해 영상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범죄의 가해자보다는 피해자가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범죄자를 앞에 두고 피해자만 욕을 먹는다”라며 피해자 구씨가 아니라 가해자 최씨가 부각되어야 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이번 기회에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는 드러나고 가해자는 사라지는 지금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으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구하라 동영상’ 검색 대신 구하라 이름 삭제를 제보하자”거나 “피해자를 위해 영상을 찾지 않는 최소한의 배려를 하자”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남녀 동의하에 찍은 영상인데 유포한 남성이 아닌 찍은 여성을 문제로 지적하는 시각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사건 3일 전인 10월 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불법 영상물을 촬영 또는 유포하는 범죄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했습니다. 법무부는 영상이 유포되는 순간 피해자의 삶을 파괴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보다 강력한 처벌을 기대하는 네티즌들은 그간 피해 여성이 입은 타격보다 약한 수준의 가해자 처벌을 문제 삼습니다. 피해자가 마음 졸이지 않고도 가해자를 고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최종적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서울 택시요금 인상? 차량공유서비스 규제도 깨야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클리앙

"최종범의 동영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말하면 제목으로 쉽게 구별을 못하시기 때문에 그 여가수의 전 남친이자 성범죄에 관련된 강요, 협박, 특수상해, 가택침입, 명예훼손죄의 범법자 최종범 씨가 찍은 그 영상이 유출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출되지 않더라도, 웹하드에는 분명 제목은 '구ㅇㅇ 동영상' 이라고 올라올 겁니다. 진짜든 아니든 많은 분들이 그걸 클릭해서 조회수 다운로드 수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만이라도 안 눌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디바의 일화를 아실 겁니다. 10세기 영국 리벤트리 성주의 아내인 고디바의 이야기 말입니다. 성주는 고약했으되, 고디바는 성품이 인자하고 성품만큼 외모도 아름다워 리벤트리의 시민들이 많이 따랐죠. 어느날 성주가 세금을 많이 올리자, 시민들의 한숨과 불평을 들은 고디바 부인이 성주에게 세금을 낮추길 간청했고 성주는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성을 한 바퀴 돌 수만 있다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며 실은 부인의 청을 거절하는 제안을 했지만, 부인은 그러겠노라 하고 말을 탔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리벤트리의 시민들은 전부 거리를 비우고 집과 상점, 일터 건물로 돌아가 문을 닫고 창문에 커튼을 쳐서 고디바 부인이 한바퀴 도는 동안 아무도 그녀를 보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그 여가수의 성품이나 업적이 어떤지 잘 모릅니다. 전 그 가수의 팬도 아니구요. 이번 사건과 이타심의 상징인 고디바 부인과 비교할 대상은 물론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그녀가 실제로 유출되지 않았어도 기억되고 싶지 않을 이 사건에 대해 더 피해를 받지 않도록, 그리고 그 여가수의 이름에 연관 검색어로 나오지 않도록, 아무리 호기심이 생기더라도 그 영상에 대해서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이타심과 배려, 그리고 몇 년간 생글거리면서 무대에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던 여가수에 대한 인간 대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합니다."

ID 'DeeKay'

#보배드림

"어제 구글 검색어 1위 '구하라 동영상' 구하라씨 좀 그만 괴롭혀주시면 안될까요? 온갖 성희롱에, 제발 유출됐으면 좋겠다~ 남초 일간베스트. 이 사건에서 구하라씨를 묻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건 구글에 구하라 동영상을 치는 님들이 아닌 구하라 이름 삭제를 제보하는 우리들이에요. 같은 여자로써 진심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불안합니다. 구하라씨가 얼마나 불안했을지 너무나 잘 알고, 무릎을 꿇은 구하라씨의 영상보면서 울먹였습니다."

ID '특이'

#웃긴대학

"몰카협박 사실이 드러난 이상 폭행 여부는 보단 성범죄에 초점이 맞춰졌잖아. 몰카협박 범죄에 있어서 피해자는 구하라고, 가해자는 최종범인건 기정사실이고. 그러니깐 최종범 몰카 협박 사건으로 명명하고 사진도 모자이크 하지말고 다 공개해라. 최종범이도 이미 얼굴 알려질대로 다 알려졌는데 왜 자꾸 모자이크 하고 구하라 얼굴만 부각시키냐??"

ID '풍성빌런'

#82쿡

"구하라는 그게 무서워 빌었네요.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내 아들이 저렇게 당했으면 가만 안 둔다는 둥 남자가 괜찮은 사람 같다는 둥 편드며 구하라 욕하던 분들, 딸 생각 좀 하세요, 맨날 아들 생각만 하면서 감정이입 편파적으로 하지 말고."

ID '미친'

#뽐뿌

"아직 미흡한건 동영상으로 먼저 협박한건지 아니면 구하라가 먼저 때린건지 이게 논란인데 그래봐야 전 결과는 별 영향 없을거 같습니다. 1. 남자가 먼저 쳐 맞았으면 그걸 고소하던지 같이 줘 패던지 하면 될걸 왜 동영상 유출 협박까지 나아간건지. 즉 남자는 욕 쳐먹어도 쌉니다. 2. 동영상 유출 협박한게 먼저라면 이건 더 말 안 해도 되죠. 남자 인터뷰 보니 동영상을 구하라가 먼저 찍자고 했다고 하던데 이건 문제의 핵심도 아닌데 물타기 오지더군요."

ID '허허크크'

#다음

"찍어도 되지. 근데 이걸 가지고 협박을 하는 인간 이하의 비상식적인 일은 하지 말자. 왜 찍었니, 화를 자초했니, 피해자 욕하지도 말자. 왜냐면 퍼뜨리겠다는 놈은 범죄자거든. 범죄자 앞에 두고 피해자 욕하는 거 이제 좀 그만."

ID '스카이블루'

#네이버

"진선미 김경진 의원이 리벤지 포르노 강력 처벌 법안 제출한 거 국회에서 통과 좀 시켜라 아직도 계류 중이냐?? 국회에서 난리 치지 말고 정작 국민 위한 법안은 하나도 통과 안 시키네. 특히 자유당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같이 해서 통과 좀 시켜라"

ID '천승'

변은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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