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위한 한·미 동맹인가' 전략 비전부터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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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가진 보고서 발표회에서 "한.미 동맹 로드맵 작성의 출발점은 양국 간 신뢰"라며 "양국이 함께 갈 것이란 믿음이 있을 때에만 한.미 동맹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AI는 이를 바탕으로 2015년까지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 조정, 한국의 자체 방위역량 제고 등을 통해 '전면적 변환'을 이룬 뒤 포괄적.다층적인 복합 동맹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EAI는 전면적 변환 기간 중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벗어나 활동할 수 있지만 한반도 방위를 핵심 임무로 삼는다고 밝혔다.

이 기간 중 이뤄질 전시 작전통제권 한국군 환수 문제에 대해선 "미.일 간의 완전 병렬형 협력체제가 한반도에서 현실적인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검토가 필요하다"며 "평시에는 병렬형 협력체제를 가동하되 유사시엔 통합된 작전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합 동맹의 단계에선 한국이 단독으로 대응할 수 없는 위협을 빼곤 한반도 방위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맡게 된다.

이홍구 EAI 이사장(전 총리)은 인사말에서 "한.미 동맹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있다"며 "한.미 양국이 함께 나갈 길에 대한 분명한 로드맵이 모두의 머릿속에 정리돼 성공적인 동맹의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전시 작통권의 한국군 이양 문제에 대해 "한국군이 자체적 지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역량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전략적 유연성을 진행시킨다 해도 한국의 의사와 관계없이 분쟁에 휘말릴 염려는 없다"며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다른 지역 분쟁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김경원 전 주미대사, 김재창 한미안보연구회 회장(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하영선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19명의 학자.전문가로 구성된 EAI의 한.미 동맹 로드맵 연구팀이 중앙일보.한미협회.아시아재단 후원으로 2년간의 작업을 거쳐 완성했다.

오영환.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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