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KT배왕위전'
<16강전 하이라이트>
○ . 원성진 7단 ● . 이세돌 9단
반대로 공격하는 쪽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힘을 쓰면 궁한 상대가 탄력을 얻는다. 그러므로 공격을 원하면 힘을 써서는 안 된다. 몸싸움도 피해야 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게 공수의 이치다.
장면1=원성진 7단이 84로 끊자 이세돌 9단은 85로 시원하게 뛰어나간다. 백은 끊긴 끊었지만 다음 수가 안 보인다. 백? 두 점도 약해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쪽박을 찰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판의 잠재적 화약고라 할 우상 쪽은 또 어떤가. 귀의 흑이 A로 막는 것은 백B로 잡힌다. 그러나 C로 먹여치고 백D로 살 때 흑도 귀를 살릴 수 있다. E로 두어 패로 넘는 수도 있다.
백?들도 얼핏 포위된 모습이지만 흑 귀가 더 약해 아직은 끄떡없다. 우상을 서로 손 빼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아무튼 지금은 우변 처리가 발등의 불인데….
장면2=86으로 붙여간 수, 그리고 88로 되젖힌 수가 무릎을 치게 만든다. 이세돌 9단은 87, 89로 강력히 응징하고 나섰지만 백은 상대의 힘을 이용, 90과 92를 연타하며 자연스럽게 우변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91의 양단수가 시원하기는 하지만 책략에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96으로 패가 벌어졌고 백 우세는 계속된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