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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프로볼러 1기 … 한국 첫 퍼펙트 기록 수립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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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김언식 DSD삼호 회장은 프로볼러 1기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 출신이다.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김언식 DSD삼호 회장은 프로볼러 1기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 출신이다.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벌써 20회라니, 숨 가쁘게 달려왔네요.”

삼호코리아컵 창설한 김언식 회장 #대회 2000년 시작, 올해로 20회째 #수십억 들여 한국 볼링 발전시켜 #“한·중·일 순환 개최 대회로 키울 것”

한국에선 매년 9~10월 프로볼링의 ‘가을 축제’가 펼쳐진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10여 개국의 프로볼러들이 참가하는 삼호코리아컵 대회가 그 무대다.

2000년 일본 프로볼러를 초청해 ‘한·일전’ 형식으로 시작한 이 대회는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이 대회의 메인스폰서인 DSD삼호의 김언식(64) 회장으로선 감회가 남다르다. 2002년부터 한국프로볼링협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스무 번의 대회를 치르는데 수십억 원이 들었지만, 한국 볼링은 그 몇 배가 넘는 가치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프로볼러 활동 시절의 김언식 회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프로볼러 활동 시절의 김언식 회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김 회장은 볼링 선수 출신이다. 1995년 48명을 선발하는 프로볼러 1기 테스트를 통과해 프로 선수가 됐다. 특히 그는 첫 프로대회였던 필라컵에서 퍼펙트(300점 만점)를 기록해 한국 프로볼링의 역대 첫 퍼펙트 기록자이기도 하다.

볼링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김 회장은 열악한 한국 볼링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아이디어를 찾던 중 국제 대회를 기획했다. 김 회장은 “1990년대 후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에다, 자가용 보급에 따른 레저의 다변화로 국내 볼링계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돌파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마련한 게 일본 선수와 맞붙는 국제 대회였다. 한·일전은 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큰 주목을 받는 아이템이 아닌가. 이를 통해 볼링 열기를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당시 한국 볼링은 일본에 한참 뒤처져 있었다. 김 회장은 “볼링 선진국 일본을 통해 우리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는 수년 뒤 일본을 넘어서는 우리 선수들 모습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삼호코리아컵을 통해 경험을 쌓은 한국 프로볼러들은 일본에 진출했고, 일본 투어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어느덧 삼호코리아컵도 전 세계 볼러들이 참가하고 싶은 대회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이 대회에서 경험을 쌓은 뒤, 미국이나 일본 투어에 가서 우승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또 아마추어 볼링이 강세인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자국의 명예를 걸고 찾기도 한다. 20년간 세계 볼링계의 선망 받는 대회로 성장한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선수의 참가를 늘려, 장기적으로는 한·중·일 순환 개최를 통한 범아시아권 대회로 키우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최근 프로볼링은 한류스타 김수현의 프로볼러 테스트 도전 등에 힘입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볼링 인구까지 늘고 있어 중흥기를 맞았다. 다음 달 열리는 프로볼러 테스트에는 500여 명이 도전장을 냈는데, 2000년대 이후 최고치다. 김 회장은 “운동 효과와 즐거움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볼링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스포츠다. 멘털이 강해지고 자기 절제력도 만들어주는 게 볼링의 매력”이라며 “사회 각계 스타가 볼링에 관심을 보이고, 그게 확대되면서 좋은 선수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링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프로볼러의 경제적인 면까지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다음 과제다.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김 회장은 “삼호코리아컵 이후로 좋은 프로볼링 대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선수와 볼링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더 많은 사람이 볼링장을 찾게 될 것”이라며 “삼호코리아컵을 국내뿐 아니라 세계 볼링에 더 기여할 수 있는 대회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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