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단독 '태극훈련' 예년보다 육군 대거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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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전면 남침을 가상한 한국군 단독 군사훈련인 태극훈련이 24일 종료된다.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합참의장 주관으로 이뤄진 이번 태극훈련은 예년보다 육군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실시됐다. 과거에는 합참과 육군의 1.2.3군사령부, 해.공군 작전사령부 등 지휘소 위주로 참여했다.

올해 육군이 적극 참여한 것은 오는 2013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올 10월로 예정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로드맵을 보고하기로 돼 있다. 현재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군 장성인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 정상의 지시를 받아 행사한다. 그러나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면 한국 합참의장이 단독으로 행사하게 된다. 태극훈련은 한국군이 한국 방위를 맡을 경우에 대비해 1996년부터 실시돼온 한국군 단독 지휘소훈련(CPX)인 '압록강 연습'을 2004년부터 개칭한 것이다. 지휘소 훈련은 실제 병력은 참여하지 않고 지휘관과 그 참모들만 참가하는 지휘소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북핵 위기로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지속된 가운데 이에 반발한 북한의 기습 남침을 가상 시나리오로 상정했다. 전쟁은 재래식탄과 화학탄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이 장사정포 등 야포와 미사일, 전투기로 수도권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북한군은 또 남한에 특수부대를 투입하고 사이버공격을 실시해 우리 군의 지휘통제기능이 일부 마비됐다. 또 북한 잠수함이 남한의 주요 항구에 기뢰를 부설, 미군의 한국 증원이 매우 제한되는 어려운 여건을 가정했다. 북한은 이어 남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전 전선에 걸쳐 우리 군을 압박한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개전 초기에 북한군으로부터 대규모 피해를 본다. 합참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우리 군을 수습해 집중적인 방어작전에 나선다. 한국군 단독 방어작전은 두달 이상 지속된다. 한.미동맹에 의한 미국의 증원군은 개전된지 세달 가까이 지났을 때부터 한국에 속속 도착한다. 미군이 합세한 동맹군은 반격을 시도, 평양을 탈환하는 등 북한의 후방부대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이에 위기를 느낀 북한 정권은 핵기술을 갖고 중국 등으로 탈출을 시도하면서 훈련이 종결된다.

군 관계자는 "전쟁에 대비해 한국군 단독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절차를 연습하고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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