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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천년의 숨결] 가을 물들인 수묵의 멋과 향기···‘남도 르네상스’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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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2018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라도 정도 1000년인 해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라도 정도 1000년인 해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수묵(水墨)을 테마로 한 국내 첫 국제미술전이 정도 1000년을 맞은 전라도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1일 전남 목포와 진도에서 동시에 개막한 ‘2018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통해서다. 전 세계 15개국, 271명의 작가가 참여한 행사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수묵’ 테마 국내 첫 국제미술전 #목포·진도에서 31일까지 열려 #전통시장·학교 등 전시장 활용

‘오늘의 수묵,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수묵비엔날레는 6개의 전시관을 312점의 작품으로 꾸몄다. 주최국인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을 넘어 프랑스·독일·미국·호주 출신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게 특징이다.

수묵비엔날레는 ‘예향’ 남도에서도 예술의 본향으로 꼽히는 목포와 진도에 각각 3개의 전시관을 열었다. 비엔날레 1관(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수묵을 다룬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1, 2전시실에서는 현대 수묵과 공간 설치작품을 통해 전통 소재와 관습적인 내용에서 탈피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의욕을 엿볼 수 있다. 3∼5전시실은 한·중·일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각국의 전통 회화세계와 가치관을 체험토록 했다. 6, 7전시실은 수묵 추상의 묘미를 감할 수 있는 작품들로 꾸몄다.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라도 정도 1000년인 해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라도 정도 1000년인 해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엔 실험적 작품들…진도선 전통수묵 진면목을 

비엔날레 2관(노적봉 예술공원미술관)에는 국내 신진 작가와 해외 작가들의 실험적·모험적 작품과 대형 작품이 설치됐다. 비엔날레 3관(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 갤러리)에서는 전남의 대표 종가(宗家) 10곳을 담은 수묵화와 사진을 통해 전통과 가통이 지닌 매력을 소개한다.

진도에 설치된 전시관에서는 전통수묵이 지닌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목포와는 달리 남도화맥의 전통과 한·중·일 수묵의 변천사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운림산방에 있는 비엔날레 4관(남도전통미술관)은 남도 산수화와 전통 산수화의 새로운 해석을 담은 작품이 전시됐다. 비엔날레 5관(금봉 미술관)은 전통에 충실한 동양 산수화와 남도 화맥을 잇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진도 향토문화회관에 있는 비엔날레 6관(옥산미술관)에서는 전통 산수에서 실경 산수로 변화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수묵비엔날레는 목포·진도 곳곳의 광장과 전통시장·학교 등을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목포 문화예술회관 야외마당에 설치된 ‘수묵-아트 월’이 대표적이다. 전국 미술대 수묵전공 학생들이 거대한 철제 큐브의 4면을 251개 그림으로 장식해놓았다.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학생들이 수묵체험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학생들이 수묵체험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진도 곳곳 ‘열린 전시장’…수묵체험 등도 다채

수묵 아트 월을 지나 ‘문화의 다리’까지 가는 길에서는 ‘깃발미술제’가 열리고 있다. 전국 미술대학 및 동호인 300여명이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지역이라는 특성을 살려 240㎝ 높이의 수묵깃발 수백개를 설치했다. 특별프로그램인 ‘국제적수묵수다방’(國際的水墨數多芳)은 작가들의 체류형 창작 활동인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작가 25명이 지난 8월 10일부터 한 달 동안 목포 원도심에 머물며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했다.

가족이나 학생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행사들도 많다. 축제 기간 목포 (구)갓바위미술관과 진도 운림산방 금봉미술관에서는 오는 31일까지 ‘나도 수묵화가’ 이벤트가 열린다. 참가자들이 화선지나 부채·머그컵 등에 직접 수묵화를 그려볼 수 있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수묵 체험은 관람객의 필수 코스다. 첨단 VR기술을 이용해 수묵화 속 캐릭터들이 족자 밖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비엔날레 기간 중 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에서는 수묵 판화체험도 무료로 할 수 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라도 정도 1000년인 해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라도 정도 1000년인 해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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