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49호 砲 '쾅'…이승엽 7경기째 '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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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심정수(현대)에게는 세 번의 슬럼프가 있었다. 그 중 마지막 슬럼프가 가장 길었다. 얼마 전만 해도 '홈런왕'을 놓고 이승엽(삼성)과 일진일퇴를 거듭했던 그였다. 그러나 9월 들어 심정수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지난 6월과 8월, 11개씩의 홈런을 때릴 때와 무척이나 달랐다. 심정수는 9월 들어 딱 두 개의 홈런만 뽑아냈을 뿐이었다.

그러던 심정수의 방망이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심정수는 19일 사직 롯데전 1회초 2사에서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 이후 닷새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시즌 49호다. 심정수는 홈런왕 경쟁에는 마음을 비운 듯 "올 시즌 초부터 목표는 홈런 50개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승엽이 53호에서 7게임째 주춤거리는 사이 거리가 4개차로 좁혀졌다. 심정수는 이제 8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12경기가 남은 이승엽을 따라잡으며 잠자던 홈런 레이스에 다시 불을 지필지 두고볼 일이다.

주포(主包)가 살아나자 현대는 맹포격을 퍼부었다. 롯데는 2회말 최기문.박현승 등의 적시타로 2-2로 맞섰으나 오래 버티진 못했다. 현대는 4-3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전준호에서 박종호.심정수로 이어지는 연속 안타로 7-3까지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에 4점을 추가하자 롯데는 아예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심정수는 4타수 4안타로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났음을 입증했다. 현대(75승)는 11-4로 이겨 2위 기아(72승)와의 승차를 3승차로 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이승엽은 대전 한화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3개의 삼진을 당하며 7경기째 홈런 가뭄에 시달렸다. 이상목-박정진-송진우를 상대하며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겁나는 스윙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신 양준혁은 5회초 솔로홈런을 때려 프로통산 네번째로 2백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삼성-한화는 12회 연장 끝에 5-5로 비겼다.

두산은 잠실 SK전에서 7-1로 이겼다. 투수 7명을 투입한 SK와 달리 두산 선발 이리키는 7이닝 동안 4안타.3볼넷.5삼진으로 1실점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대전=이태일 기자, 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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