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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떨어지는 아이, 음허·식적·노권 등 병인도 살펴봐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배지영 기자]

소아청소년들의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현재 국내 근시 인구는 약 2000만 명이다. 이 중 성장기 학생들 시력 저하가 특히 두드러진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2년) 자료에 따르면 10대 근시 유병률은 80.4%에 달한다. 10명 중 8명 이상이 근시라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휴대폰이나 TV, 컴퓨터 등의 장시간 노출을 피하고 자주 뛰어 놀게 하는 등의 생활 요인을 교정하는 것 빼고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다.

최근 한의학에서는 근시 치료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소아시한의원 이혁재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병인’에 주목하고 있다”며 “아이들 별로 가진 병인에 따라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어 이를 교정하면 시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 주목하는 병인은 크게 다섯가지다. 음허·식적·노권·칠정·담음이다. 음허는 몸 안의 진액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식사는 잘 해도 기운이 없고 몸에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린다. 식적은 배앓이를 자주 하거나 피곤함을 많이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과식하거나 제대로 씹지 않고 먹는 습관에서 초래된다.

노권은 체력에 비해 일이 많을 때 나타난다. 금방 식은땀이 흐르거나 쉽게 지치거나 팔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칠정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급격하게 분노와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담음은 노권·식적·칠정·음허 등의 병인으로 인해 건강이 안 좋아질 때 몸 안의 정상적인 진액이 변해 생긴다. 평소 머리가 어지럽거나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자주 메슥거리거나, 아랫배에서 부글거리는 소리가 자주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혁재 한의원에서는 시력저하가 나타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병인이 흔한지 분석해 봤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근시·원시·난시 등의 시력치료를 한 어린이(6~10세) 95명을 병인별로 분류한 결과, 음허가 57%, 식적이 26%, 노권이 10%, 칠정이 4%, 담음이 3%였다.

음허의 병인이 생기면 집중력과 시력이 떨어진다. 대개 선천적으로 신장의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신장의 기운을 도와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허리와 하체의 힘이 기르기 위해 걷기를 자주 하고, 찬 음식을 피하고 따뜻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셀레늄이 풍부한 백합조개,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전복·해삼 같은 식품이 좋다.  맛은 달고 성질이 따뜻하면서 몸의 진액을 보하는 작용이 있는 구기자를 따뜻한 차로 마시면 음허 회복에 도움이 된다. 복분자 또한 맛이 달고 몸의 정기를 충만하게 해주는 등 신장기능에 이롭다.

식적의 경우 급하게 먹는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면 음식 덩어리가 그대로 위장으로 들어가는데, 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더욱 많은 양의 소화 효소가 분비된다. 근육도 더 활발하게 움직여야해 몸 속 에너지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모된다. 매실, 무, 생강차 등이 좋다.

노권의 경우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밥 먹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은 언제나 일정하게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추와 닭고기, 황기밀구차 등이 도움된다.

칠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경우 나타나기 쉽다. 이런 아이들은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해줘야 한다. 음식은 연어와 아보카도 등이 좋다.

담음의 경우 신체활동을 많이 늘려주어야 한다. 또 귤, 도라지 등의 성분은 담음으로 인한 시력저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혁재 원장은 “이런 병인에 대해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교정하면서 한약을 비롯한 침, 눈 훈련 치료를 병행하면 시력 개선에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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