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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평화 원해…2년, 3년 걸리든 문제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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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이후 첫 안보리 회의 주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유엔총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유엔총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한반도와 세계의 안전은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준수에 달려 있다”며 “이것(대북 제재)은 매우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게 된 김정은이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대북 제재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김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 기대 또한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리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매우 가까운 장래에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통해서도 이를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한 것도 거듭 언급했다. “앞으로 몇 달, 몇 년 안에 아주 좋은 소식을 듣게 될 것”이란 말과 함께였다.

그러면서도 “안타깝지만 이러한 진전이 계속되려면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며, 일부 국가가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에 대한 긍정적 발언을 이어나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우선 북핵 문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핵 협상을 하는 데 있어 2년, 3년이 걸리든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들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며,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북한에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어떤 채널에서 ‘왜 트럼프가 북한에 너무 많은 것들을 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봤는데, 나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내가 그(김정은)와 만난 것 말고 준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직 어떤 대북 제재도 풀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지난 유엔총회 때와는 다르게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그때(지난해)는 좀 거칠었다”고 말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 또한 대북 선제공격을 검토했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세계대전이 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전쟁을 막았고, 현재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 또한 매우 좋다는 것이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나를 좋아하고 나도 그를 좋아한다”며 “그는 매우 아름다운 편지 두 통을 줬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ㆍ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이 보는 가운데 친서를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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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국은 매우 부자 나라이며, 우리로부터 엄청난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데, 군사를 위한 돈까지 (우리가) 지불하는 것은 안 된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는 아주 사이가 좋다”며 “(문 대통령이) 트럼프 없이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자랑하기도 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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