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면밀히 주시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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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미국의 KH-11 등 정찰위성의 초점을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맞추고 있다. 양국은 이번주 초부터 집중 추적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시험장에서 포착된 미사일로 보이는 물체의 길이가 30m가 넘고 대형 트레일러가 오간 점, 북한이 2001년부터 대포동 2호용으로 추정되는 신형 엔진의 연소실험을 해온 부분 등을 감안해 개량형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실험으로 보고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2004년 4월 개량형 대포동 2호의 신형엔진 연소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 연소실험 직후 실험장 주변의 가로.세로 각각 200m 정도가 불에 그을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북한의 개량형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 징후의 평가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대포동 2호 실험이 미치는 파괴력을 우려해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징후가 명확해지면 남북관계가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를 동해로 발사한 뒤 미국은 미사일 방어(MD)체제를 강화했고, 일본도 충격에 휩싸였다. 안 대변인은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현재 관계부처가 공조해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북한도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8년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미.북 간 미사일 회담에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유예키로 약속했다.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개량형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다시 시험발사하면 유예 약속을 스스로 어기는 꼴이 된다. 그 결과는 대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개량형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하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액체 연료 주입 등을 지켜보면서 발사 징후를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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