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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김치 등 섬유질 많은 음식 먹도록|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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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병은 많이 자랑할수록·빨리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하나 때로는 자신의 병을 수치스러운 것으로 생각해 말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모회사에 다니는 박양(25)은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매일 아침 변을 기분 좋게 정상적으로 보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생활해왔다.
그런데 입사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특별한 이유 없이 매일 변을 보지 못하고 1주일에 한 두 번 보게되었다. 자연히 변이 굳고 변 보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그것도 변을 보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억지로 화장실에 가는 일이 많다.
요즘 와서는 아랫배가 무엇으로 가득 찬 것 같고 아프기도 하며 소변을 비교적 자주 보게되고 하루종일 몸이 찌뿌듯하고 머리도 아프다고 한다.
그러나 대변에 관한 것이라 숙녀가 누구에게 얘기도 못하고 고민하다 무슨 큰 병인가 걱정되어 병원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박양의 경우 환자의 얘기만 들어도 변비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변비는 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활환경이 바뀔 때 한번쯤 경험하는 것으로 그 원인이 다양하다. 특히 성인에게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에는 대장암처럼 위험한 병이 원인일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대변은 음식물·성별·지역 또는 개인에 따라 그 양이나 횟수에 차이가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대체로 적어도 1주일에 5∼6회 정도는 보아야 하는데 변의 양이 너무 적고 굳으며 배변 때 통증이 있거나 힘을 몹시 주어야하고 변을 본 후에도 개운치 않을 때를 변비라 한다.
원인으로는 음식물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음식물중의 수분이 많이 흡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정제·진통제·제산제 등의 약물, 대장암·궤양성직장염 등 과 같은 대장질환, 치질 등 항문질환, 뇌·척수의 신경질환 등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런 질환보다는 노인이나 쇠약자, 식물성 섬유가 적은 음식물을 먹는 사람, 운동이 부족한 사람, 약물 복용자 등에게서 보는 경우가 많다.
변비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인에게 갑자기 오는 경우 그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데 내시경·X 선 검사로 할 수 있다.
치료로는 특별한 원인이 있으면 이를 제거하고 없다면 정신적 안정과 과일·김치·콩나물·고사리 등 식물성섬유가 많은 거친 음식을 주로 먹고 운동을 하도록 한다. 또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침마다 변 보는 습관을 갖고 변소에 가기 전에 냉수등 찬 음료수를 마셔 장운동을 항진시키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으로 잘 안되면 대변완화제를 복용해야하는데 종류에 따라서는 장기복용 하면 변비를 악화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현진해(고대 혜화병원 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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