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이상 재산가 15명 … 무일푼도 197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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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지방선거 후보로 등록한 출마자들의 이력은 다양하다. 수백억원대 거부에서 무일푼 재산 신고자까지, 구청 환경미화원에서 전직 장관, 최고 경영자까지, 1985년 미 문화원 점거사건의 주인공에서 씨름장사까지 선거에 뛰어들었다. 지방선거의 주역이 '토착 유지'에서 '각계각층 시민'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보자 중 재력가 1위는 300억원을 신고한 도충락 열린우리당 서울시의원 후보였다. 100억원 이상은 15명이었다. 부산 시의원에 출마한 현영희 한나라당 후보가 126억여원, 서울 마포구청장에 도전한 김충현 열린우리당 후보가 119억여원 등이다. 삼성물산 전 회장인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지사 후보는 270억원으로 2위다. 삼성물산.삼성전자 등 본인과 장남 명의의 삼성 계열사 주식이 118억원, 본인.가족예금이 110억여원이다. 서울 강남과 제주 등지의 주택 여섯 채와 제주 일대의 땅도 포함됐다.

거부 15명이 지난 5년간 낸 세금은 천차만별이다. 현명관 후보는 28억원을 낸 반면 평택시의원에 뛰어든 무소속 강준희(신고재산 1835만원) 후보는 21만원을 낸 것으로 신고했다.

반면 재산이 0원이라는 후보도 197명이었다. 경북 구미시의원에 출마한 이갑선 한나라당 후보는 재산을 '부채 39억9000만원'으로 신고한 가장 가난한 후보였다.

광역단체장 후보 중 '최다 전과'는 문성현 민노당 경남지사 후보다. 문 후보 측은 "1987년부터 2002년까지 다섯 차례 기소됐는데 모두 국보법.노동쟁의조정법.집시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미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함운경 열린우리당 군산시장 후보는 다섯 차례 전과가 있다. 함 후보 측은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82년 부산 미 문화원 방화 사건을 거론하며, 함 후보를 방화범으로 모는 악성 루머가 돌아 고심 중"이라고 했다. 전과가 14차례였던 모 기초의원 후보의 기록은 '폭력'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이다.

예술.체육인의 출마도 이어져 '인간 기중기'라는 별명을 얻었던 씨름장사 이봉걸씨가 열린우리당 대전시 의원으로, 추리 소설가 김성종씨가 부산 시의원 열린우리당 후보로 등록했다.

채병건 기자

*** 바로잡습니다

5월 18일자 5면 '100억 이상 재산가 15명' 기사 중 평택시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무소속 강준희 후보의 신고 재산을 108억원이 아닌 1835만원으로 바로잡습니다. 강 후보는 실무자의 착오로 후보 등록 과정에서 재산을 잘못 기재했으며, 18일 선관위에 정정 등록했다고 밝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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