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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자리에 임대주택 5만호 짓자" 청원 빗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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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메인포스트와 사우스 포스트를 연결하는 다리. 다리 왼쪽이 메인포스트, 오른쪽이 사우스포스트. 사진 아래는 전쟁기념관. [중앙포토]

용산 미군기지. 메인포스트와 사우스 포스트를 연결하는 다리. 다리 왼쪽이 메인포스트, 오른쪽이 사우스포스트. 사진 아래는 전쟁기념관. [중앙포토]

주한미군이 떠난 용산 미군 부지에 '생태공원' 대신 '임대주택'을 짓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집값이 연일 상승하면서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와 공급 확대 정책을 만지작거리자 용산 미군부지가 거론되는 것이다.

9일 포털사이트 부동산 카페 등에는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 용산 미군기지가 있던 부지에 임대 주택을 지어달라"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용산 임대주택에 관한 청원이 200건 이상 게재됐다. 이 주장에 반대하는 글도 있지만 소수다.

이들은 "용산 미군부지에 임대주택을 지으면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며 "서울 외곽에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강남·종로·광화문 등 출퇴근 교통까지 함께 공급해야 하는데 용산에 5만호 이상 공급하면 주거문제를 많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청원게시판]

[사진 청와대 청원게시판]

또 "용산 공지를 생태공원으로 만들면 부동산 측면에선 오히려 주변 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다""용산 미군기지로 쓰는데 국민 세금이 들어갔으니 이제 부지를 국민이 쓸 수 있게 해달라""용산에 가구를 대량 공급하면 그린벨트 해제 안 해도 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용산 미군부지는 전체 넓이 348만㎡(약 105만평)로 크기로는 은평뉴타운과 비슷하다. 연합뉴스TV는 이 지역이 공원의 기능을 살리면서 50층 규모의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다면 5만호까지도 공급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국내 첫 공급한 국민임대주택 전경. [중앙포토]

국내 첫 공급한 국민임대주택 전경. [중앙포토]

정부는 이 지역의 택지 개발 계획을 발표한 적이 없다. 이 지역은 2027년까지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하는 국가조성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 착수한 상태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태에 빠진 서울 집값 고공행진 사태에 따라 연일 올라오는 청원을 마냥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근까지 용산 주한미군 부지에 있었던 미군 부대는 지난 6월 29일 평택으로 이전을 마쳤다. 이곳에는 주한미군사령부 등 미8군, 7공군, 해군, 해병대 등이 주둔해왔다. 아직 용산기지 내에 남아있는 숙박시설인 드래곤스힐호텔은 환경조사 절차 등을 거쳐 평택 이전이 추진된다. 이 호텔까지 자리를 비우면 용산공원 크기는 더 늘어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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