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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슈] 지금 가장 힙한 머리를 찾는다면… 금발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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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속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금발.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탈색이나 브릿지 정도 수준이 아니다. 태생적으로 검정 혹은 짙은 갈색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한국인으로서는 절대 자연적으로 있을 수 없는 레몬빛의 투명한 금발 머리가 대세다.

금발로 활동하는 여자 연예인들. 왼쪽부터 효연, 조이, 표예진.

금발로 활동하는 여자 연예인들. 왼쪽부터 효연, 조이, 표예진.

금발 머리를 즐겨 하는 가수로는 효연(소녀시대) 외에도 톡톡 튀는 매력으로 최근 인기가 높아진 조이(모모랜드)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배우 표예진이 금발로 머리색을 바꾸면서 주목받고 있다.

워너원의 박우진(오른쪽)은 최근 금발로 머리색을 바꿨다.

워너원의 박우진(오른쪽)은 최근 금발로 머리색을 바꿨다.

금발 머리를 하고 있는 워너원의 강다니엘.

금발 머리를 하고 있는 워너원의 강다니엘.

남자 연예인 사이에서도 금발이 확연하게 늘었다. 마치 '엘프'(요정) 같은 느낌의 오묘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낼 수 있어 많은 남자 아이돌들이 금발을 선호한다.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강다니엘과 박우진 역시 최근 금발로 머리색을 바꾼 후 팬들에게 더 큰 환호를 받았다.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다. 데뷔 초기부터 멤버들 대부분이 밝은 갈색이나 금빛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최근 랩몬스터는 옅은 회색빛이 나는 애쉬(잿빛) 컬러로, 슈가는 레몬빛 금발로, 지민은 노란빛이 약간 도는 금발 머리를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왼쪽부터 랩몬스터, 슈가, 지민.

왼쪽부터 랩몬스터, 슈가, 지민.

아이돌이 헤어 컬러를 여러 가지로 염색한 것이야 오래된 얘기지만, 최근엔 이들뿐 아니라 모델·배우·인플루언서를 포함해 일반인까지 금발을 좋아하고 또 쉽게 시도한다. 홍대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헤어 디자이너 주영 원장(헤어디자인 모습)은 "최근 10~20대 사이에선 금발 염색을 하기 위해 펌 등 다른 헤어 시술은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확실한 개성 표현을 위해 머리색을 바꾸는 걸 선호하고, 최근엔 금발로 과감한 시도를 하는 1020세대가 많다는 얘기다. 다른 시술을 포기하는 이유는 금발을 연출하기 위해선 여러 번의 탈색과 염색을 거듭해야 하기 때문에 모발 손상도가 심해져서다.

소녀시대 태연이 모습. 짙은 갈색 머리와 금발일 때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금발이 확실이 눈에 더 띈다.

소녀시대 태연이 모습. 짙은 갈색 머리와 금발일 때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금발이 확실이 눈에 더 띈다.

레몬빛이 날 정도로 머리색을 바꾸려면 모발 속에 있는 색소를 모두 빼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탈색을 3~5차례는 해야 한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한국인의 모발은 아무리 탈색을 해도 오렌지색 같은 노란색을 띤다. 이를 백인의 금발 머리처럼 바꾸려면 연한 보랏빛이 도는 염색약으로 다시 한 번 염색을 해야 한다. 수차례에 걸친 탈색에 염색까지 하면 모발은 윤기와 힘을 잃어 푸석해지고 두피는 한껏 민감해진다.
이렇게 두피·모발 건강을 잃는다 하더라도 금발이 가지는 매력이 크다 보니 많은 이들이 금발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유명 패션모델 수주의 경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금발로 머리색을 바꾼 후 주목받았다는 패션모델 수주.

금발로 머리색을 바꾼 후 주목받았다는 패션모델 수주.

모델 수주는 해외 진출 당시 처음엔 검은 흑발로 데뷔했지만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 금발로 과감한 변신을 선택해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금발을 한 뒤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주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발 머리를 한 과정을 밝혔는데 “금발이 되는 게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줄 몰랐다”고 말할 만큼 아침 일찍 미용실에 들어가 문을 닫을 때까지 온종일 몇번에 걸쳐 탈색했고, 비용 또한 25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했다고 한다. 지금은 담당 헤어 컬러리스트가 있어 그를 찾아 한 달에 한 번씩 염색을 하고 모발과 두피 관리를 받는다.
헤어 컬러리스트는 헤어 스타일 전체를 바꾸는 헤어 디자이너와는 달리, 머리색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가다. 국내에도 '한국헤어컬러리스트협회'가 있지만 아직 그 수가 많진 않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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