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내세운 흑우·흑돈 뜨고 구이서 스테이크로 고기 소비도 변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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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호 11면

제주흑우.

제주흑우.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쇠고기 소비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불고기나 갈비 등 기존의 ‘구이’ 중심 소비에서 이제는 ‘스테이크’ 스타일로 요리하는 이가 늘고 있다.

스테이크 매출 비중 올 상반기 35% #흑돼지 작년보다 15% 많이 팔려

이마트에 따르면 2014년 5%선(한우 등심 기준)이던 스테이크 매출 비중이 지난해에는 23%, 올 상반기에는 35%까지 늘었다. 한우 등심을 구매한 소비자 세 명 중 한 명은 스테이크를 구입한 셈이다. 지난해 미국육류수출협회가 국내 소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4%가 “스테이크 컷(cut)으로 잘린 쇠고기를 구입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염승민 이마트 축산담당 바이어는 “과거엔 4인 가구를 중심으로 구이나 찜·전골 등으로 쇠고기를 소비했지만 최근엔 요리에 익숙지 않은 젊은 소비자들이 조리법이 간단한 스테이크로 쇠고기를 즐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대형마트들도 앞다퉈 스테이크 전용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흑모 계통의 가축을 선호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검은색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다. 올 상반기에만 이마트 흑돼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늘었다.

농촌진흥청 등도 이런 변화에 연구 방향을 맞춰가고 있다. 농친청은 현재 흑돼지와 흑마 개량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흑돼지는 올해부터 유전체 해독 작업을 시작해 오는 2021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유전체 해독 작업이 완료되면 맛과 품질이 더욱 향상된 고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양병철 농진청 농업연구관은 “검은색 말이나 소·돼지 등은 일반적으로 다른 모색의 가축보다 시장에서 더 고급스럽게 여겨진다”며 "기능성을 더해 상품화 가능성을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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