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줄기는커녕 … 4월 3조1000억 더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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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3.30 부동산 대책' 직후 주택담보대출이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람이 계속 증가한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시중 은행들이 담보대출을 제대로 취급하는지 검사에 착수해 문제가 있으면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4월 담보대출 잔액은 3조1000억원 늘어 총 19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3조원이 넘는 증가액은 금감원에서도 예상치 못한 것으로 올 들어 담보대출은 1월 3000억원, 2월 6000억원, 3월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었다. 무엇보다 3월 말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 따라 투기지역의 6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한도가 크게 줄고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각종 방안이 뒤따랐는 데도 담보대출 규모가 이처럼 크게 늘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늘어난 데다 봄철 이사 수요와 은행들의 영업경쟁까지 겹쳐 대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6억원을 넘는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도 1조1000억원 늘었지만 3.30 대책 이전에 계약이 이뤄졌거나 대출 신청을 끝낸 것"이라며 "5월 이후엔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금감원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대형 은행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현장검사 등으로 감독의 고삐를 더욱 세게 조이기로 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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