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당적 택일 요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주당 구주류와 동교동계 등은 18일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신당을 지지하고 나선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盧대통령의 당적 정리를 요구했다. 또 김대중(金大中)전 대통령의 직계인 동교동계는 "민주당을 살릴 것"이라며 사실상의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민주당 구주류의 '정통 모임' 대표인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은 18일 기자회견에서 "盧대통령이 신당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면서 "盧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민주당에 남을 것인지, 신당파들과 함께할 것인지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朴위원은 또 "대통령을 공천하고 1백만 당원이 헌신적으로 뛰어 당선시킨 민주당에 대해 해체를 요구한 것은 배신 행위"라고 비난했다.

동교동계인 한화갑(韓和甲)전 대표는 "민주당이 없어져야 할 당이라면 盧대통령은 왜 민주당 후보를 수락했느냐"며 "신당 창당은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당을 하겠다는 낡은 패거리 정치의 부활"이라고 공격했다.

韓전대표는 "金전대통령이 동교동계는 없다고 했지만 친목회 수준이 되더라도 모임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당을 살리는 데 동교동계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韓전대표를 비롯, 김옥두(金玉斗).이협(李協).최재승(崔在昇).설훈(薛勳).윤철상(尹鐵相)의원 등 동교동계와 구주류 의원 20여명은 19일 낮 대책 모임을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도파인 '통합 모임'의 조순형(趙舜衡).추미애(秋美愛)공동대표도 "盧대통령은 탈당을 개혁이라고 미화하고 민주당에 남은 사람을 반개혁으로 매도했으나 탈당하는 집단이야말로 개혁 세력을 분열시키는 분열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반면 신당을 추진 중인 김원기(金元基)고문은 "盧대통령은 대통령 입장에서 할 말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문희상(文喜相)대통령 비서실장도 국회 운영위에서 "대통령은 신당에 개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안할 것이며, 17일 발언은 정치 개혁을 하고 싶다는 원론적 희망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