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본질문제 규명보다 백화점 식 추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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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일 밤 열린 중앙·조선·동아·한국 등 4대신문의 사주와 발행인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80년의 기자강제해직 사퇴 등을 다루었으나 여야의원들은 청문회에서 규명하고자했던 본질문제보다는 이것저것 백화점 식으로 추궁.
일부의원들은 4개 언론사간의 미묘한 경정관계를 이용, 증인들끼리 싸움을 붙이려는 질문까지 했으나 증인들이 이에 말러들지 않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
첫 질문에 나선 민주당의 강삼재 의원은 첫번주자라는 「위험부담」을 안고 질문을 시작했는데 증인들의 답변내용에 대해 말꼬리를 잡는 일은 자제했으며 박관용 의원도 거의 강 의원과 유사한 스타일로 신문을 계속.
민주·공화당에 이어 민정당 측 대표주자로 나온 이상회 의원은 특유의 『언론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란 말을 계속 써가며 마치 자신의 언론학 강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말을 많이 했는데 질문이 너무 길어 증인으로부터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평민당의 박석무 의원은 질문의 거의 대부분을 조선일보 방우영 사장에게만 겨냥했는데 방 사장이 입법의원이었던 사실에서부터 심지어 5공화국 출범초기 삼청교육대 등에 대한 조선일보의 기사까지 거론.
무소속의 이철 의원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겨냥, 친일시비를 제기했다가 방 증인의 거센 반박을 받았다.
중앙일보 이종기 사장은 이상회 의원이 5공기간 중에 언론의 기업외형이 커지고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간의 경제규모가 커진 것을 고려하고 또 중앙일보처럼 동양방송을 뺏긴 것을 생각하면 그런 주장은 옳지 않다』고 반론.
또 장강재 한국일보회장은 보도지침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당시 문공부장관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보도지침을 정리·보관할 것을 지시했다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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