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손학규 득표율, 기분 거시기 해"···이준석 "그만 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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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5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겨냥해 “취임 직후 타당 대표에게 득표율 운운하며 방송에서 평론하는 노정객의 모습은 정말 배우기 싫은 올드보이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제가 정치권에서 정말 배우고 싶지 않은 경험과 경륜이 있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바른 미래당 대표에 나와서 갖은 수모를 겪으면서 5%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나니 조금 기분이 제가 '거시기'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2일 전당대회에서 27.0%의 득표율로 하태경 의원(22.8%)과 4.2%포인트 차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님의 지지율이 저희 다른 선출직 최고위원들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당 장악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묘사하려고 했다면 오산"이라며 "1인2표제하에서 손 대표가 얻은 27%의 의미는 과반이 넘는 55% 가까운 당원이 손 대표를 찍었다는 의미로 절대 낮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 중에 바른정당 출신이 많다며 손 대표와 이견이 많은 것처럼 보도가 나오는데,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손 대표와 90%가 일치하고 10% 차이가 있는 것으로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그런 과정을 수모라고 표현한다면 본인 스스로 올드보이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박지원 의원님, 실망입니다. 바른미래당을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라며 “여긴 이제 더는 국민의당이 아니라, 박 의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TV토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박지원 의원의 평양 대사 발언 등을 문제 삼자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유 후보님 실망입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대표는 전당대회 후 바른정당 계열(하태경ㆍ이준석ㆍ권은희)이 대거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며 운신의 폭이 좁다는 평이 나왔다. 실제 손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4ㆍ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에 대해 “기본적으로 남북 평화 문제에서 바른미래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하자 곧장 “당내 80% 정도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지상욱 의원)이라는 공개 반발이 나왔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5일 “판문점 선언에 대해 적극 지지를 하고 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일방적으로 조급증에 걸려서 하면 안 되고 한미관계가 있는 만큼 당내 의견도 종합해서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 의원의 공개 반발에 대해선 “그 사람이 내용을 모르고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며 “다른 의원이 나중에  (지 의원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그러면 괜찮죠’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비준동의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손 대표의 기조에는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며 “국회 비준 동의의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 밖에 없으며, 이는 지난 당 지도부가 이미 정해놓은 사항이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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