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소 접근 신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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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한보고서는 9일 전두환 씨 문제의 처리를 둘러싼 한국의 소란한 정국이 「부시」행정부에 가장 긴급한 정책상의 도전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하면서 「부시」행정부는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명백하게」보여주는 동시에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촉진시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문제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인 「데릴·플렁크」는 「부시」행정부를 위한 한국관계보고서에서 전씨 문제에서 비롯된 한국의 어지러운 정국이 한미 양국의 돈독한 우호관계를 유지시켜왔던 경제·정치·방위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그같이 건의했다.
그는 「부시」정부가 대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 취해야 할 사항으로 ▲한국의 무역자유화 촉구 ▲대한방위공약 재확인 ▲소련군사력의 한국 및 미국에 대한 위협인식 ▲노 대통령의 북방정책지지 ▲소련과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행사 촉구 ▲한국의 신중한 대 동구권 관계개선시도 ▲전씨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방안 촉구 등을 지적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한국문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플렁크」는 「부시」행정부가 한국정부에 무역정책을 자유화하고 한국 시장을 미국의 쇠고기·포도주·귤·목재·광고 등에서 더욱 공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한이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점을 감안, 미국이 미 지상군을 한국에 계속 주둔시켜 가까운 장래에는 방위공약을 변경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르바초프」소련공산당서기장의 유화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태평양에서 증강되고 있는 소련의 군사력이 점차 한국과 기타 미국의 이해관계를 위협하고 있음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한국의 시베리아 경제개발 참여는 장기적인 면에서 한국 및 동맹국들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소련을 비롯한 동구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신중을 기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이 보고서는 「부시」행정부는 노 대통령의 북방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북한과의 접촉확대는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한국과 협상을 재개하여 긴장을 완화시키느냐에 있음을 북한측에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소련과 중국이 북한을 고무시켜 한국과 협상을 재개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전씨 문제에 대한 조사는 진실을 파헤치되 처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부시」행정부는 노 대통령 정부에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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