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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을 명 받았습니다"...AG 축구 金으로 민간인 된 황인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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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황인범이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황인범이 슛을 하고 있다. [뉴스1]

"금메달 못 따면 다 내 후임으로 들어온다."

지난 3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22·아산 무궁화)은 팀 동료들에게 '무서운(?)' 말을 했다. 지난해 12월 경찰청 입대로 아산 무궁화 소속이 된 그는 "이번 대표팀에 있는 선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만약 금메달을 못 따면 모두 내 후임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벌어지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그 말을 했던 황인범은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일원이 돼 금메달을 따내면서 '조기 전역'에 성공했다.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의 연속골로 일본을 2-0으로 눌렀다.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던 황인범은 금메달을 확정짓고 크게 환호했다.

황인범은 이번 대표팀에서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하면서 손흥민(토트넘), 이승우, 황희찬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높은 입지를 보였다. 그의 활약에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달 열릴 A매치 2연전에 황인범을 호출하기도 했다.

생애 첫 A대표팀 호출에 앞서 황인범은 지난 201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그대로 조기 전역하게 됐다.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1위로 입상하면 병역 대체 복무 혜택을 준다. 단 단체종목일 때는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는 병역법 시행령 제68조 11의 4항과 5항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땐 남자농구대표팀의 오세근(KGC인삼공사)이 상무에 복무중이다가 금메달을 따면서 이 혜택을 받았다.

치비농=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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