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기술 등으로 진화한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가 미국 '로봇 애견시장'에 재진출한다.
시장 철수 12년 만이다.
소니는 24일 보도자료에서 "올 1월 첫 출시한 신형 아이보를 일본에서 2만대 이상 판매했다"며 "미국에서는 아이보 본체와 부속품, 전용 모바일 통신 서비스 등을 포함해 2899달러(약329만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1999년 세계 최초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선보였다.
아이보는 당시 25만엔(약 251만원)의 고가였지만 2006년까지 총 15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2006년에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고장 난 아이보를 기증받아 일부 부품을 교체해 수리하는 방법으로 명맥을 이었다.
2014년부터는 이들 부품마저 소진돼 더는 수리를 할 수 없게 되자 일부 마니아층은 장례식까지 치러줄 만큼 아이보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훗카이도 분쿄대학 마카토 와타나베 박사는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 “일본인들은 점점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가고 있다”며 “아이보 같이 살아있는 디바이스를 대리 친구로 여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 개발에 들어간 소니는 인공지능과 모션감지기, 터치센서 등을 탑재, 한층 진화한 아이보를 올 1월 시장에 내놨다.
신형 아이보는 AI를 이용, 지시에 따라 청소기와 세탁기를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와이파이나 LTE를 이용해 클라우드 데이터와 연결해 이미지, 소리 등을 감지하고 학습한다.
제한된 음성인식만 가능했던 이전 모델과는 달리 새로운 아이보는 말을 배우고, 외부 명령까지도 수행한다.
카메라 맵핑으로 집 구조도 파악하고, 최대 100명의 얼굴을 인식한다.
주인의 양육 방식에 따라 아이보의 성격이나 행동 패턴이 달라져 이른바 '개성' 있는 반려견이 등장하게 된다.
일본에서 출시 첫날 3000대가 20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아이보가 미국시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건이다.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