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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사치 아트페어 유일 한국작가 김다미 "기초가 중요, 입시미술 배운 건 행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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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언 허스트와 트레이시 에민 등 젊은 예술가를 발굴해 영국을 현대미술의 새로운 메카로 부흥시킨 컬렉터이자 딜러인 찰스 사치. 영국 사치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는 온라인 미술품 거래를 위해 2006년 사치 아트를 설립했다.

데미언 허스트 발굴한 사치의 '디 아더 아트페어' #주최측 "이슈에 조심스레 비판적 시각 드러내" #김 작가 "세계 무대 도전한다면 저작권법 익혀야" #

 전 세계 작가들을 집결시켜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사치 아트가 지난달 영국 브리스톨에서 디 아더 아트 페어(The Other Art Fair)를 개최했다. 디 아더 아트 페어는 런던과 브리스톨, 뉴욕, 시카고 등 세계 5개 도시에서 열린다.

디 아더 아트페어에 참가한 김다미 작가

디 아더 아트페어에 참가한 김다미 작가

 공모를 통해 선발된 세계 100여 명의 작가가 이번 아트 페어에 참가했는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김다미(36) 작가가 포함됐다.

 사치 아트 측은 “김 작가의 작품은 사회ㆍ문화적 이슈에 대해 조심스럽게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다"며 “우리는 또 그의 예술을 통해 자연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을 본다"고 평했다. 이어 “관람객들은 소용돌이와 선, 질감이 전반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표현주의의 회오리에 빠져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아트 페어는 전문 컬렉터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미술품에 편안히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 작가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족들이 집에 걸어놓을 그림을 서로 이야기하며 고르는 등 여유롭게 감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예술이 대중화한 나라의 선진적인 문화생활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 서현고를 나와 영국 윔블던예술대 회화과에서 우등학사학위를 받은 김 작가는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도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 무대 진출을 꿈꾸는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으로 김 작가는 “영국 미대에서 특히 순수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 기본기와 기초가 튼튼할수록 세계 시장에서 작가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입시 미술 제도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성이 없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 몇 년 동안에 창의성이 없어진다면 미술쪽 진로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스스로 한국에서 태어나 입시 미술을 경험한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려고 도전장을 내는 젊은이라면 예술 관련 저작권법에 대해 알아두라는 말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에 따라 한국과 다른 저작권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며 “신진 작가라 하더라도 본인 작품의 지적 재산권을 지킬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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