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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장에 울려퍼진 "영미야~"...33세 '늦게 핀 꽃' 강영미

중앙일보

입력

2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결승에서 중국 쑨이원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강영미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결승에서 중국 쑨이원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강영미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펜싱 대표팀의 맏언니 강영미(33·광주 서구청)가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6위 강영미는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쑨이원(중국·5위)에게 11-7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비비안 콩(홍콩)과의 연장 승부 끝에 13-12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한 강영미는 '우승 후보' 쑨이원까지 격파했다.

강영미는 경기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5-4로 쫓겼지만, 순식간에 3점을 더하며 승기를 잡았다. 서두르는 쑨이원의 공격을 역이용하며 11-7로 승리했다. 강영미는 "금메달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영미는 '늦게 핀 꼿'이다. 여자 에페 대표팀 선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강영미는 2009년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됐지만 그동안 올림픽, 아시안게임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탄 강영미는 서른 셋의 나이에 처음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감격을 누렸다.

강영미는 "펜싱을 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다. 부모님이  큰 힘이 됐다"며 "특히 엄마 덕분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내 정신적 지주다. 원래는 이기는 것만 좋아하셨는데 자카르타로 오기 전에 '욕심 갖지 말고 아프지 말고 최선을 다하고 오라'고 하시더라.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결승. 강영미가 중국 순위엔을 공격하고 있다. 2018.8.21   [자카르타=연합뉴스]

21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결승. 강영미가 중국 순위엔을 공격하고 있다. 2018.8.21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영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각오로 준비했다. 그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가져야 한다. 다음 아시안게임까진 무리라고 생각했다. 사람 일은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며 웃었다.

결승전이 열리는 동안 관중석에선 '영미야~"를 외치는 응원 소리가 터져나왔다. "영미야~"는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팀을 상징하는 말이다. 강영미는 "나는 주위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엄청 힘을 받는다. 관심을 받는 것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주위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엄청 좋았다"며 "(내가 유명해지더라도) 원조는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영미는 24일 에페 단체전에 나서 2관왕에 도전한다. 그는 "내가 결승에 와서 금메달을 따서 너무 좋지만, 인정이와 함께 올라와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같이 땄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관왕 꼭 하고 싶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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