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0만원 투자 7년째 1억씩 벌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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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수익률 889%-. 딱 세 달 만에 257만원을 2288만원으로 불린 '투자 귀재'가 투자 비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9월 한화증권이 개최한 실전투자대회에서 경이적인수익률로 우승한 이상암(44.사진)씨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화증권 본사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기법을 강의할 예정인 이씨를 10일 서울 증권선물거래소에서 만났다.

이씨는 대회 직후 기록적인 수익률로 비로소 일반에 알려졌지만 주식 고수들 사이에선 '주식 투자 10대 명인'으로 진작부터 이름을 떨친 전업투자가다. 그는 매월 1000만~2000만원을 투자해 한달에 100% 수익률을 올린다고 한다. 은행 정기예금에 1년 맡겨두면 받을 이자만큼을 매일 버는 셈이다. 그가 털어놓는 비결은 너무 간단했다.

이씨는 "시간을 알면 주식투자는 무조건 성공"이라고 말한다. 그는 시간을 주가는 물론 사람 마음도 바꿔놓는 요물로 정의했다. 대부분 개미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면 조급하게 추격매수에 들어가 손해를 보고, 다시 이를 성급하게 '물타기'하려다 깡통 차기 일쑤라는 것이다. 시간에 쫓겨서는 백전백패하게 마련. 그는 정확한 데이터를 손에 쥐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자세, 그리고 판단이 틀렸다 싶을 때는 과감히 손절매하는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년내에 10배 이상 급등하는 주식을 골라내는 눈이 밝아 소위 '급등주 타법'의 일인자로 손꼽히는 이씨에게도 기본은 시장에 순응하는 정석투자였던 셈이다.

지금은 이렇게 남들에게 투자비법을 전수하는 입장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이씨 역시 다른 '개미'들처럼 숱한 실패를 맛봤다. 1999년 전업 투자가로 나서기 전 몸담았던 국회 행정직 공무원 시절,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다 깡통을 찬 적도 여러 번이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한 2년 열심히 책보면서 이론으로 무장했는데도 실전에서는 안 통해요.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는데 또 한 2년 시행착오를 겪었죠. 그렇게 4년을 보내고 나니 비로소 길이 보이더군요."

그 즉시 직장을 관두고 전업투자가로 나섰다. 그 후 매년 1000만원으로 평균 1억원 이상을 벌었다. 이씨가 고수하는 중요한 투자원칙의 하나는 철저히 원금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루 5% 이상 수익이 나면 곧바로 매매를 정산해 수익금을 인출, 은행 통장에 적립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1000만원으로 투자를 한다.

"주식시장은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증시는 손실 볼 위험도 큰 만큼 철저히 투자 원금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손절매는 손해가 날 때 무조건 파는 게 아니라 투자 전에 설정해놓은 저점보다 떨어질 때 파는 것"이라며 "저점보다 1.5%만 빠져도 바로 팔아 손실을 최소화해야한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글=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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