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 1분기 가계수지 … 월평균 소득 첫 300만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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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어섰지만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잘사는 집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 중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645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반면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77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1분기 8.22배에서 올 1분기 8.36배로 확대됐다. 이 같은 '격차 지수'는 전국 가구의 가계수지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이 지수는 2003년 1분기 7.81배에서 2004년 7.75배로 줄어든 이후 다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전국 가구 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5.8배로 전년 동기의 5.87배보다 격차가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국 가구의 소득 격차가 커진 것은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득과 소비지출 증가세는 둔화 조짐을 보였다. 1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6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의 293만8000원보다 4.2% 늘어났다.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은 2004년 1분기 6.8%, 지난해 1분기 5.8%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1분기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9%였다. 2.5% 증가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 증가율이 떨어진 것이다.

전국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20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지만 지난해 1분기 증가율(4%)보다는 낮았다. 소비항목 중에선 교육비 지출이 1년 전보다 9.9% 증가했다. 반면 교통통신비 지출은 1.5% 감소했다. 조세 부담도 1년 전보다 7% 늘었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내는 데 쓴 돈도 9.1% 증가했다.

한편 올해 처음 조사된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5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전체 1인 가구의 65%를 차지했고, 60세 이상 노인층이 41.4%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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